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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백일 Apr 09. 2022

창조성을 촉발하는 시럽 3

요즘 중 3의 생활이야기


<지난 줄거리>


현재 중학교 3학년인 희람은 어느 날 SNS에서 유행 중인 창조성을 촉발하는 시럽을 먹고 잠에 빠진다. 희람이 구매한 것은 유독 핑크색이 강한 시럽이었고, 때문인지 온통 핑크색으로 뒤덮인 세상에서 잠이 깬다. 그곳에서는 자기와 똑같이 닮은 또 다른 희람이 핑크색 잠옷을 입고 잠을 자고 있었고,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처럼 보였다. 침대에 누운 상태로 거짓말로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학교에 가지 않겠다는 희람의 말에 어머니는 학교 선생님으로 핀잔을 듣게 되고, 이에 따라 갑작스럽게 핑크 상어로 변신한다. 잠에서 깬 희람은 핑크 상어로 변신한 엄마가 잠자고 있는 희람을 집어삼키려 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되고 어찌할 바를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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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람아! 일어나! 얼른 도망쳐!!"


있는 힘껏 소리쳤지만, 잠에 푹 빠져있는 희람이의 귀에도 상어로 변신한 엄마의 귀에도 도통 들리지 않는 듯했다. 희람이는 얼른 주머니를 뒤져 핸드폰을 꺼내 들고,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의 주의를 끄는 것만으로도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띠리리리링" 안방에서 전화벨 소리가 나는 것을 보니, 다행히 전화는 이 세계에서도 잘 작동하는 것 같았다. 전화벨 소리에 엄마는 화들짝 놀라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덕분에 아무것도 모르고 잠을 자던 희람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었다.


"휴! 다행이다. 그래도 언제 엄마가 다시 상어로 돌변할지 모르니, 희람이를 구해줘야겠어!"


희람이는 112.아동학대 신고 전화번호를 기억해냈다. 학대 아동의 발견· 치료·보호 및 예방을 위해 개설된 직통라인이라고 학교 수업 시간에 배운 것을 기억해 낸 것이다. "지금 내가 희람이를 구하기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아무리 내가 소리쳐도 사람들은 못 알아듣잖아! 대신 경찰이 출동하면 아무리 엄마가 상어로 변신해도 희람이를 잡아먹지는 못할 거야!" 1 - 1 - 2 희람이는 떨리는 손으로 전화기의 버튼을 힘껏 눌렀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기 엄마 상어가 아이를 잡아먹으려고 하고 있어요. 얼른 출동해주세요!!" 희람이는 자기가 생각하기에도 황당한 듯 급하게 말을 이어간다.


"예??? 엄마 상어요? 거기 어디시죠?" 전화기 건너편의 담당 직원은 당황하는 듯 목소리가 떨렸다. "엄마 상어라고요?"


"네, 엄마 상어요. 엄마가 갑자기 상어로 변신해서 저를 잡아먹으려고 하고 있어요!! 얼른 와서 구해주세요!!" 희람이는 최대한 절박한 목소리로 이 상황을 전했다.


"상황이 어쨌든 간에 아동학대로 신고가 들어오면 저희는 무조건 출동해야 합니다. 일단 위험한 상황에서 최대한 몸을 보호하도록 하세요. 위치 추적 들어가겠습니다. "


희람이는 학교에서 배운 대로 침착하게 신고를 하고 나니 그래도 한결 마음이 놓였다.


그때 "희람아! 도저히 안 되겠다. 얼른 일어나!"


이미 커다란 상어로 변신한 엄마가 쏜살같이 희람의 방으로 다시 돌아왔다. 잠시 안심한 사이 엄마 상어가 다시 희람의 방으로 들어오자, 곧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 것만 같아서 희람이는 어쩔 줄 몰라 했다. "희람아! 말조심해야 해! 엄마가 이미 상어로 변해있다고..." 기도하는 희람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침대에 누워있는 희람은 "내가 알아서 해!"라는 위험천만의 말을 내뱉고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


이 한마디는 정말로 위험한 한마디였다.


"네가 알아서 한다고? 알아서 도대체 뭘 하는데? 지금 학교에 안 가고 뭘 하겠다는 거니? 학생이 학교에 안 간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상어로 변신한 엄마는 이미 흥분한 상태로 충혈된 눈이 한층 더 빨갛게 변하고 있었다. 커다란 입을 더 크게 벌리고 뜯어먹을 먹잇감을 찾아 날카로운 눈을 이리저리 굴리고는


"덥석"


하고, 희람이가 평소에 소중하게 모셔놓은 희람이의 화장품을 모조리 먹어 치웠다.


"학교에 안 가는 학생이 화장품이 왜 필요해? 학생은 화장할 필요가 없어!"

"우당탕"

화장품 병이 이리저리 날리고, 화장품 병이 깨지는 소리가 요란스럽게 났다. 이불 속에 숨었던 희람이도 이 소란스러운 소리에 놀라 눈을 커다랗게 뜨고는 벌떡 일어났다.


희람이는 바로 앞에서 벌어지는 상어의 모습을 보고 경악하면서도, 상어가 자신의 소중한 화장품을 먹어 치우는 것에 더 화가 난 듯 했다.


"도대체 뭐 하는 거야?" 외마다 소리를 지르며 희람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희람이의 얼굴이 처음에는 고양이처럼 변하더니 어느새 호랑이의 모습을 띠기 시작했다. 호랑이와 상어의 대결이 시작된 것이다.


누구 하나 지려고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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