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하루 일과 계획을 세우고, 그 실천 여부를 확인한 지 오늘로 70일째이다. 지난 70일간의 기록을 보니, 평균 6시 기상, 12시 취침의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하루 일과를 기록하기 시작했을 때는 책 읽기와 글쓰기를 보조하는 수단이었다. 하루 중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하고 싶었고, 그래서 하루 일과에 독서 시간을 따로 떼어 기록하였다.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하지 않으면, 책 한 장을 읽지 못할 때가 많아서다.
이번 주 월요일만하더라도 마나님을 위해 안산 커피 학원까지 대리운전기사 노릇을 했다. 학원에서 로스팅 기계를 배우는 것으로 그 날의 위안을 삼았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예정에 없던 현대 판교 백화점으로 가서, 쇼핑을 하고 집에 와서는 딸애와 저녁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 저녁 9시경에는 골프 스크린에서 '골프 연습'을 하고 나니, 그 날은 독서가 없는 날이 되었다.
가족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것 같은데, 독서는 못한 날로 기록되었다. 그래도 기록을 보며 지나간 날을 복기하는 지금 이 시간도 나름 좋다. 하루 일과 계획표가 없었다면 못했을 일이다. 하루 일과 기록 습관의 좋은 점이다. 하루 일과 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대로 시행하고 나면 하루를 온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고 있구나!라는 뿌듯한 감정이 밀려온다. 내가 나를 믿어가는 힘이라고 본다.
화요일은 비가 온 날이다. 공적 마스크 구매를 위해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인 날이다. 비가 오는 데 마스크 구매를 위해 1시간 반 이상의 시간을 소비한 날이기도 하다. 이 시간에 책을 읽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후회도 된다. 며칠 전부터 아침에 글을 쓴다. 아침이면 보통 책을 읽었는 데, 글을 써보니 글도 잘 써진다. 하지만 마나님 눈치도 봐야 한다. 책은 읽고 덮으면 되는 구조다. 하지만, 글은 초벌을 손으로 작성하고, 컴퓨터로 옮겨 적어야 한다. 눈치 없이 글만 작성하다 보면, 청소, 강아지 밥 주기, 빨래 널기 등의 일을 소홀히 하게 된다고 잔소리다.
이제 30일 후면 100일째 날이고, 30권 독서를 마무리해야 하는 날이다. 지금까지 총 22권을 읽었는 데, 마음이 조급하다. 요즘은 독서 시간 확보가 문제다. 아침마다 독서 대신에 글쓰기를 하고 있다.
글쓰기가 재미있기는 하지만, 독서 시간 확보를 하지 못하고 하루를 보내는 것이 좀 아쉽다. 이제는 아침에 글을 쓸 요량이면, 독서시간 확보에 대한 전략을 다시 수립해야겠다. 하루하루 변화된 모습을 보고 새로운 환경에 맞춰 전략을 다시 짜고, 수정하고 균형을 맞추어 나가는 데 하루하루 일과 계획표가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오늘은 목요일 아침이다. 목요일마다 글 선생과 온라인 미팅이 있다. 글 선생과 미팅 전에 서평 하나는 완성할 수 있도록 오늘 독서 분량을 빨리 마무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