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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백일 Apr 19. 2020

[서평]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일을 단순하게 한다는 것은 일이 되게 한다는 의미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결국 문제의 핵심을 파고들어
일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게 한다는 이야기다.
  

이 책은 문제 제시 -> 해결안 나열의 일처리 방식은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더 복잡한 방식이다라는 점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나는 우울해", "지구 환경오염이 문제야", "사람들이 더 이상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구매를 하지 않아"와 같은 문제에 대해서 우리는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해", "분리수거", "온오프라인 연계" 등의 해결안을 제시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이 방식은 진정한 일처리 방식이 아니다는 점이다.


오히려 주어진 문제에 대해서 문제의 핵심을 더 복잡하게 파고들어야 일처리가 쉽게 진행된다고 이야기한다. 문제 제시 -> 해결안 나열의 방식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일처리 방식이다. 그러나 이 방식의 함점은 해결안의 대부분이 희망사항을 나열하는 데 그친다는 점이다. 


해결안이라는 것은 궁극적으로 1) 특정 대상의 2) 행동 변화를 유도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해", "분리수거해야 해", "온오프라인을 연계해야 해" 등과 같은 해결안은 희망사항일 뿐, 구체적인 해결안을 포함하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이러한 일처리 방식은 일처리를 더디게 한다. 


단순한 일처리를 위해서는 기획자는 더 복잡하게 생각해야 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복잡하게 생각하여 단순하게 일처리 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해결안에는 1) 대상, 2) 목적, 3) 행동을 포함시키려고 노력해야 한 다이다. 예를 들어 일회용 커피 컵이 낭비되고 있어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분리수거를 장려하자'가 아닌 '1) 20~30대 고객들이 2) 멋지게 3) 텀블러를 자주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하자'라는 해결안을 제시하는 것이 더 맞다.  


일상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텀블러 홀더 (출처: 홍서영, sadi 졸업전시회)


해결안은

    1) 어떤 대상에 대해

    2) 그 대상의 변화를 가져올 목적을 확인하고

    3) 그 목적을 성취하는 데에 가장 적합한 행동을 설계하는 것.   

을 포함해야 한다. 












이 문제 해결의 초기 단계에 '일회용 커피 컵 낭비 문제'에 대한 해결안으로 '커피 컵 분리 수거용 쓰레기통' 디자인을 제시하였다. 문제 제시 -> 해결안 나열의 일처리 방식이었다. 이런 일처리 방식은 익숙하지만, 그리고 단순해 보이지만 최종 해결안을 도출하는 과정까지 너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게 된다. 이 경우도 '커피 컵 분리 수거용 쓰레기통' 디자인은 특정 대상의 특정 행동 양식을 유도하지 못했기 때문에 희망사항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해결안을 나열하고 희망사항을 고민하기보다, 이 시점에서 문제의 근본을 파악하는 작업을 다시금 거쳤다. 사용 대상을 20~30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학생/직장인으로 한정하고 인터뷰를 다시 진행하였다. 20~30대는 커피 소비가 많고, 텀블러를 자주 구매하지만 막상 사용하지는 않는 사용자 그룹이다. 이들은 환경오염에 대한 의식도 깨어있었고, 분리수거의 필요성도 공감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용의 불편함을 참지는 못하는 두드러진 특성도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문제 단계에서 1) 대상을 정하고, 2) 목적, 동기, 문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나니, 3) 어떤 점을 해결하면 친환경 행동을 유도할 수 있겠구나 하는 해결안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 '분리수거형 쓰레기통'이라는 해결안은 '텀블러 홀더'로 바뀌게 된 것이다. 학생 수준에서 실행할 수 있는 해결안이 탄생했다. 결국 일이 된 것이다. 졸업 전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분리수거형 쓰레기통도 1) 대상, 2) 목적, 3) 행동 유도 설계안이 포함된다면 좋은 해결안으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 학생은 문제를 다시 보는 훈련과 과정을 통하여 새로운 해결안을 제시한 것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저자가 강조하는 일 잘하는 방식 두 번째는 대안을 준비하는 방식이다. 조직에서는 팀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본인이 아무리 좋은 해결안을 만들어도 본인의 주장만 밀고 나가서는 일이 더디게 진행되기 쉽다. A안, B안, C 안을 준비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때 활용하면 좋은 규칙인 MECE(미씨)라고 소개한다. 대안을 준비할 때, 서로 다르지만 전체를 조감하는 방식으로 아이디어 대안을 준비하라는 규칙이다. 


책에서 든 예는 아래와 같다. "세상에는 좋은 규제와 나쁜 규제가 있습니다. 좋은 규제는..(중략). 오늘 이야기하려는 것은 나쁜 규제입니다. 나쁜 규제는... (중략)" 이런 식의 접근은 전체를 조망하고 해결안을 좁혀나간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인 팀 접근 방식이다.  


이런 방식을 활용하면, 자기주장만 옳다고 주장하는 때보다 더 쉽게 합의를 이끌어 낼 수가 있다. 모든 주장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 이런 MECE 접근법은 더 좋은 안을 선택하는 데도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덜 나쁜 안을 선택하는 데도 탁월하다. 사람들은 의외로 회의 과정에서 자신이 내놓은 해결안의 장단점을 비교해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막상 전체 해결안을 나열하고, 장단점을 객관화하여 논의를 진행하다 보면 의외로 모두가 만족하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일이 되게 만드는 것은 사람의 일이다. 집안에서도 공공기관에서도 국회에서도 일처리를 단순하게 하는 비법을 학습하면 좋겠다. 적어도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만 기억하고 있어도 일처리는 빠르고 합리적으로 진행될 수 있지 않을까?


회사에서는 이런 일처리 방식을 신입사원 때부터 멘토에게서 배운다. 밀레니얼스나 Z세대들은 이런 멘토를 꼰대라고 부른다. 그러나 일처리 방식을 제대로 알려주는 멘토를 꼰대라고 부르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이 꼰대 멘토를 역량 있는 멘토로 탈바꿈시키는 멘토로써 역할을 충분히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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