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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백일 Apr 26. 2020

[에세이] 찐 자기애 짝퉁 자기애

자기를 사랑하는 방법

자기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는 자기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와  마찬가지로 공허하기 그지없다.


자기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으로 YOLO에서는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옷을 입고, 좋은 곳으로 여행을 가고, 좋은 음악을 듣고 하는 식으로 자신을 위한 라이프스타일을 젊었을 때 충분히 즐기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주변에서 YOLO 라이프를 지향하는 사람들도 몇몇 보았다. 


인간은 원래 자기 자신을 너무나 사랑한다. 더하여 이제 YOLO 라이프를 즐길 수 있게 되었으니 자기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은 이미 온 국민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때도 있다. 그런데도 책방에서도 방송에서도 자기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한 콘텐츠는 아직도 핫하다. 결국 YOLO는 찐 자기애가 아니라 짝퉁 자기애를 잘 포장해서 마케팅에 활용한 것에 불과한 것처럼 보인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자기를 위해 좋은 것을 사는 것이 왜 짝퉁 자기애인가? 자기가 분노하는 순간을 놓치거나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스스로 분노하는 순간을 잘 들여다본다면, 내가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지는 않는구나라는 불편한 사실에 직면하게 된다. 나의 경우 내가 분노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내가 나에 대한 실망이 커졌을 때 나 자신을 질책하는 상황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내가 나에게 심한 질책을 하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사소한 질책까지 듣게 되면 나의 감정조절이 작동하지 않고 감정이 폭발하여 결국 그 감정이 분노로 표출되는 과정으로 이어지게 된다. 결국 분노의 감정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은 내가 실망스러운 행동을 했을 때에도 질책하고 힘들게 몰아붙이는 대신 다독이고 용기를 주고 반성하여 행동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것이 짝퉁 자기애를 넘어서는 찐 자기애다.


지금까지 우리는 진짜 자기애를 이기심, 일탈, 미래 생활에 대한 무책임 등과 동일시하지는 않았을까 자기 스스로 성찰을 해볼 필요가 있다. 내가 즐겁고 자랑스러울 때만 나를 사랑하는 것은 짝퉁 자기애다. 대신 나 자신이 너무 실망스러워서 내가 부끄러워서 내가 미워서 내가 나 스스로를 부정하고 싶은 순간이 와도 나를 질책하지 말고 나를 믿고 격려해 볼 수 있도록 해야겠다. 그런 태도가 진정 자기를 사랑하는 태도가 아닐까? 한다.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내가 실망스럽고 부끄러울 때조차 나 자신을 믿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내가 즐겁고 자랑스러울 때만 나를 위하는 행동양식은 나를 조금도 나아지게 할 수 없다. 진정한 자기애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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