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The Return by Nicholas Sparks
니콜라스 스팍스(니콜라스 스파크스) 책을 읽고 리뷰를 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어깨 수술 후, 재활 치료 때문에 아직 일을 나가지 않고 있어서 책을 많이 읽게 된다. (나처럼 수술을 해서 서너 달 일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 FMLA/Short Term Disability를 이용하게 되면 내 보직이 유지되고 월급도 나온다) 매번 딱딱한 넌픽션만 읽기에는 조금 지루한 감도 있어서 중간중간 가벼운 픽션을 찾게 되는데, 그의 책은 가벼운 로맨틱 소설이라 쉽게 읽혀서 손이 가게 된다.
<The return (귀환)>은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6월 출판된 책이다. 아직 한국어 번역본은 출판되지 않은 듯하다. 스팍스는 매년 아니면 격년 새로운 소설을 발표한다. 그의 신작 <The Wish>는 올해 9월 28일에 릴리스 됐다. 스팍스의 책을 읽고 있는 것을 본 큰 아들은 내가 그런 책을 읽을 줄 몰랐단다. 사실 남자 작가가 썼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감성적인 소설을 읽는 그의 독자층은 대부분 여자이긴 한데, 아들이 보기에도 난 이런 책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나 보다.
이제까지 읽은 스팍스의 책을 종합 분석해보면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항상 죽는 사람이 나온다. 병으로 죽었건, 사고로 죽었건, 주인공 주변에 죽은 사람이 있다. 이 책 역시 주인공인 트레버 벤슨의 할아버지가 죽었고, 그리고 할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주인공이 도와주던 소녀 캘리의 동생 역시 사고로 죽은 설정이다. 왠지 신파조 같단 느낌이 드는데, 이건 저자의 스타일이다. <The Return>은 이제까지 읽은 스팍스 소설 가운데서 죽은 사람이 가장 많이 등장하는 거 같다. (범죄소설도 아닌데, 모두 세 명이나 죽었다)
그리고 이 사람 항상 러브 스토리를 쓰긴 쓰는데, 이루어지는 사랑은 거의 없다. 이라크 파병으로 인해 헤어진 커플, 사춘기 때 친 사고로 도망가버려 여자 친구와 헤어진 커플, 사회적 지위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헤어진 커플 등 남녀 주인공은 이어지지 못한다. 다만 영화로 만들어져 널리 알려진 그의 데뷔작 <노트북(The Notebook)>은 헤어진 남녀가 만나 결혼하긴 하는데, 이야기의 현재는 노인이 된 남편이 치매에 걸린 부인에게 그들의 러브 스토리를 들려주다가 동시에 죽음을 맞는 걸로 끝맺는다.
또한 그의 소설의 배경은 항상 노스 캐롤라이나의 작은 도시이다. 작가 역시 노스 캐롤라이나 뉴 번(New Bern)이라는 소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소설을 많이 읽는 건 아닌데, 베스트셀러 소설의 배경이 노스 캐롤라이나, 사우스 캐롤라이나, 조지아 혹은 미시시피 같은 남부의 소도시인 경우가 많다. 마치 영화가 뉴욕이나 보스턴, 시카고, 엘에이 같은 대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것처럼 말이다. 스팍스는 이에 대해서 바쁜 도시인의 생활이 그가 그리는 로맨스와 잘 맞지 않기 때문인 거 같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그의 소설엔 불륜스런 만남이 운명적인 사랑으로 등장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항상 헤어진다. 남자 친구가 있거나, 남편이 있는 여자가 다른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 소설 역시 남편이 있는 여자가 외과 의사의 신분으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던 상이군인을 만나 사랑하게 되는 거다. 이 책 전에 나왔던 <Every Breath> 역시 약혼자를 둔 여자 주인공이 아프리카 사파리에서 가이드를 하는 남자 주인공을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약혼자에게 돌아간다. 몇십 년이 흐른 후, 남편과 이혼하고, 죽을병에 걸린 여자 주인공은 남자 주인공과 재회하게 되고, 그가 지켜보는 가운데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니콜라스 스팍스 소설이 신선하진 않지만, 흥미로운 이유는 러브스토리에 약간의 미스터리가 더해진 이야기라서 그런 거 같다. 그냥 달달하거나 가슴 졸이는 로맨스라면 읽다가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러브 스토리 라인과 평행하게 달리는 미스터리가 꼭 있다. <병 속의 메시지>는 여자 주인공이 해변에서 병 속에 담긴 편지를 발견한 후, 편지를 쓴 남자와 그의 죽은 아내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동시에 로맨스도 전개된다. 이 책 역시 남자 주인공인 트레버 밴슨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남긴 마지막 말의 수수께끼를 풀어 집 나온 십 대 소녀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주로 킬링 타임용으로 읽는 니콜라스 스팍스의 소설이긴 하지만, 로맨스와 미스터리라는 이야기의 이중 구조 때문에 그의 책을 다시 찾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