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웩 -

금이 간 기둥들 1

by 이곤






금이 간 기둥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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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치원에서 말이 없는 아이였다. 혼자 놀았고, 혼자 있었다. 친구에 대한 중요성도 거기에 끼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물론 그때의 기억은 흐릿하지만 할머니는 어린 이곤을 이야기할 때면 항상 '냉한 가시나'라는 단어를 썼다.


사촌과 함께 유치원을 다녔는데 항상 애들은 사촌이 나를 놀이에 끼우려고 하면, 이곤은 빼고 놀자고 사촌에게 말하곤 했다. 그때의 감정은 기억나지 않지만 어정쩡한 아이들의 얼굴은 기억이 난다. 아주 어린 얼굴에도 잔인한 사회가 보였다.



유치원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면 세 가지의 기억이 있다.


좋아하던 남자애와 손을 잡고 계단을 내려가던 어린 기억.


집에서 작은 자를 가져왔더니, 갑자기 선생님이 자를 뺏고 내 손을 때렸던 기억.


생일 파티 때마다 남은 과자를 모든 애들이 순서를 돌아가며 받았지만 나 혼자만 받지 못했던 기억.



지금 생각해보면 선생님도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어린 기억에도 선생님의 얼굴이 기억이 난다. 선생님이 내가 가져온 15cm의 짧은 자를 흔들며 말한다. '이곤이 너 자를 집에서 가져온 건 내가 너 때리라고 가져온 거니?' 내가 고개를 저으니 선생님이 손을 내미라고 한다.


선생님의 얼굴위에 묘한 조소가 올라왔고, 장난기가 있는 눈이다. 탁 - 탁 - 탁 - . 순종적인 내가 작은 두 손을 내미니 그녀는 힘껏 총 10대를 때린다. 손이 아프다. 원래 잘못한 아이들이 15대를 맞았지만 나는 애매한 잘못을 했기에 10대를 맞았던 것 같다.


내가 울먹이니 다음부턴 자를 가져오지 말라고 한다. 그러더니 자신이 자를 압수하겠다고 말한다. 내가 울먹이며 고개를 끄덕이니 자리로 돌아가라고 했다.


억울했던 마음이 지금도 기억이 났다.


선생님도 교묘히 나를 알아본 것이다. 서열 아래인 나를. 그렇지 않고서야 수십명의 아이들이 생일파티를 하고, 수십번의 생일파티 끝에 남은 과자들을 나 혼자에게만 주지 않았을리 없다. 두근두근 이번 순서에는 내가 받을 거라 기대했지만 받았던 아이가 또 과자를 받았다. 과자를 받을 때마다 아이들이 치는 환호와 박수를 나 혼자만 받지 못했다. 어린 절망이 기억이 난다. 설령 까먹었다해도 그건 유치원 선생님이 하면 안될 어마어마한 실수였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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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학과를 졸업하고, 두번째 꿈을 찾아 문예 창작과에 편입했으나 3개월만에 자퇴한 작가 지망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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