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집 오직 둘을 위한 사운드배스
유난히 힘들었던 한 주를 보내고 드디어 주말이 되었습니다. 몇 주 전부터 예약해놓은 싱잉볼 명상만을 기다리며 겨우 버텨왔답니다. 한옥에서 열리는 오직 두 사람만을 위한 사운드 배스라니 사진 보는 것만으로도 벌써 힐링되는 기분이 들지 않나요?
예전에 우연히 야외 요가 프로그램에서 싱잉볼을 체험해본 후로 그 매력에 푹 빠졌거든요. 하지만 그동안 코로나로 싱잉볼을 접해볼 기회가 많지 않아서 아쉬웠던 차에 남의집이 열린 걸 보고 반가운 마음으로 신청했어요.
이번 남의집 모임은 단 두 명의 참가자로만 진행되다 보니 다른 분께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서둘렀더니 너무 일찍 와버렸지 모예요. 프로그램 준비 때문에 정시에 맞춰 입장해달라고 호스트께 사전 안내를 받은 터라 기다리는 동안 서촌 골목을 구석구석 돌아봤어요. 5월의 화창한 날씨 때문인지 오랜만에 방문한 서촌은 아기자기하고 고즈넉한 멋스러움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네요.
대문을 들어서는데 남의집 푯말이 반겨주었어요.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공간이 훨씬 멋져서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또 이렇게 한옥의 매력에 빠져듭니다.
때마침 다른 게스트도 도착하셔서 모임이 바로 시작되었습니다. 호스트께서 준비해주신 차 세트를 맛보며 서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옥 공간과도 잘 어울렸던 연꽃차와 레몬젤리, 사과 정과 등 정성이 느껴지시나요? 연꽃차는 처음 마셔보는데 은은한 달큼한 맛이었어요.
호스트 그레이스님이 한국에 정착하게 된 과정, 남의집을 열게 된 이유와 사운드배스, 싱잉볼에 대해 설명해주셨어요. 사실 처음 본 분과 둘이서 사운드배스를 해야 해서 살짝 걱정했거든요. 하지만 호스트께서 대화를 잘 이끌어 주셔서 긴장도 금세 풀리고 화이애애해졌어요.
그리고 마인드풀 워크북을 하며 각자의 마음 상태를 점검해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단어 3개를 적는데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이리 많은 단어들 사이에서 왜 이 단어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을까요?
왜 그랬을지 추측도 해보고 서로의 생각을 나눠보았어요.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이제 본격적으로 약 50분 간 이 공간에 누워 사운드배스가 진행되는데요. 세심하게 준비해주신 스팀 수면 안대와 담요를 덮고 누워서 싱잉볼 연주를 듣게 됩니다.
황홀함이 이런 걸까요?
맑고 청아한 소리가 입체적으로 전해졌어요. 몸 곳곳에 소리가 퍼져나가는 느낌이었어요.
제가 피곤한 상태였어서 혹시나 잠 들까봐 걱정했었는데 살짝 살짝 의식이 희미해지긴 했지만 깊은 잠에 빠지지는 않았답니다. 그렇지만 꿀잠 잔 것처럼 피로가 싹 풀리고 개운했어요.
소리에만 집중해서 그런지 50분이 순식간에 지나간간 것 같아요.
사운드배스가 끝나고 싱잉볼을 직접 만지고 간단하게 배워보는 시간도 가졌어요. 히말라얀 싱잉볼인데 입구를 빙빙 돌리면서 소리를 내야하는데 저는 좀 어렵더라고요. 싱잉볼마다 소리도 각기 다르고 진동이 손바닥에서 온 몸으로 퍼져나가게 편안하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호스트께서 직접 조향한 향수를 시향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운드배스 마지막에도 뿌려주셨던 향인데 좋더라고요. 툇마루, 바람길 그리고 기와. 각각 이름과 어울리는 향을 지녔어요.
호스트께서 직접 만든 생동심결이라는 매듭에 원하는 향 1개씩을 뿌려주셨어요. 저는 툇마루와 기와 향 사이에서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결국 기와를 선택하였습니다. 툇마루는 무난하고 우디한 느낌이라 좋았지만 기와 향이 특색있으면서도 마음의 중심을 잡아준다는 뜻이 좋더라고요.
사운드배스는 너무 특별한 경험이었고 몸과 마음을 힐링해주어서 주변 지인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있어요.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엄마께도 선물하고 싶을 정도로 좋았답니다.
그리고 저도 기회가 된다면 싱잉볼 명상을 배워보고 싶어요. 직접 연주할 때만 느낄 수 있는 그 매력을 알아버렸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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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콘텐츠는 남의집 서포터즈 거실여행자로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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