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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서살이 Jun 03. 2021

공공도서관 면접 준비

소심쟁이의 면접 준비 A부터 Z까지!

 오늘은 지극히 개인적인 '공공도서관 사서 면접 준비'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그동안 사서로 면접 본 횟수는 대략 10회, 그중 다섯 번이 합격이었습니다. 모두 공공도서관!  50% 승률밖에 안되지만 저의 면접 준비 과정을 적어보겠습니다:-)


 1차, 워밍업 단계

 보통 서류 지원을 하고나면 빠르면 일주일, 늦으면 보름 안에 합격자 발표가 납니다. 그리고 면접을 며칠  바로 진행하는 곳도 있고 일주일 후에 하는 곳도 있죠! 저는 이때(서류전형 합격자 발표 ) 면접에서 하는 '1 자기소개' 스크립트를 준비했습니다. 면접이 확정된 상태가 아니라 철저히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시동을 거는 거죠! '1 자기소개' 지원하는 도서관 특성 제출한 자소서를 바탕으로 액기스의 액기스만 담아 간결하고 임팩트 있게 작성했습니다. 모두가 말하는 그놈의 '간결하고 임팩트 있게' 도대체 뭔지 궁금하실 텐데 그건 매번 다릅니다. 기관마다 중요시 생각하는 것들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역시  경력  가장 결이 비슷한 내용을 담아 완성했습니다.


 도서관 내부 사람이 아니라면 당연히 지원 도서관의 중점 사업 방향을 알기가 쉽지않! 지원 도서관에 지인이 있으면 내부정보를 조금    있지만 그런  없다 비빌 언덕은 도서관(또는 공단, 재단)홈페이지정도 같아요. (  다른 커뮤니티(카페) 등을 통해  수도 있지만 저는 그러지 못했어요!) 하지만 홈페이지보고 ' 도서관이 중요시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것은 지원자로서 무척 어려운 인거 같아요. 그래도  도서관과 다르게  도서관에서 중요시하는 카테고리(예컨대, 다른 사업과 달리 ‘한책읽기사업을 별도 카테고리로 빼놓은 경우) 있을 거에요. 그런걸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공지사항이나 팝업으로 홍보하는 것들도 눈여겨  필요가 있어요. 특이점을 찾아낼 수 있는 안목(?) 기르려면 이전부터 여러 도서관 홈페이지들을 부지런히 방문하는 노력이 필요해요. 그래야 어떤 부분이 다른지 알아볼  있으니까요! 요즘은 언택트 시대에 맞춰 도서관들도 유튜브나 인스타, 팟캐스트  활동반경이 넓어졌어요.


 여기서 여유가 된다면, 면접 예상 질문 목록을 만들어요. 주로 '사서이마을' 면접 후기를 참고해 기본적인 질문을 리스트업 했어요. 지원 도서관에 중점을 둔 질문은 직접 만들어 추가하고요. 이 예상 질문 목록은 한 번 만들어 두면, 지원 도서관 특색에 맞게 조금씩 수정해서 계속 활용할 수 있어요. 기본 예상 질문 목록과 지원 도서관에만 해당되는 질문 목록을 따로 정리해 두면, 나중에 지원 도서관 질문 목록만 수정해서 사용할 수 있겠죠!? (팁으로, 함께 면접 본 다른 지원자가 했던 답변 중 인상 깊었던 표현(자기소개 문구 등)이나 좋았던 답변을 함께 적어 뒀어요. 나중에 써먹으려고요!ㅋㅋ 제 생각도 중요하지만 면접에서 필요로 하는 답변들은 따로 있으니까요! 간혹 경쟁자인 제 고개도 절로 끄덕이게 하는 답변들이 있습니다 ㅋㅋ)    

  


2차, 본격적인 면접 준비

 서류전형에 합격했다면! 이제부터는 '1분 자기소개' 스크립트를 완벽히 외워야 합니다!! 본투비 언변이 뛰어나거나 실전에 강한 분이라면 상관없지만 저처럼 남들 앞에서 말하는 걸 굉장히 두려워하는 사람은 완벽히 준비해야 실전에서 90%정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제가 준비한 방법은 다음과 같아요.

 

  일단, 준비된 스크립트를 입으로 읽어 봅니다. 읽으면서 제 입에 거슬리는 단어나 쉼표 구간들을 정교하게 수정합니다. 유난히 입에 잘 안 붙는 단어들은 다른 단어로 대체하거나 자연스러울 때까지 연습에 연습, 연습...연습 합니다. 그리고 하나의 문장이 끝나기 전에 숨이 딸리면 안 되니까 이것 또한 어느 부분에서 들숨을 할 건지 정합니다. (거의 연극의 독백 수준으로 말투, 표정, 억양, 대사 등을 철저히 준비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ㅋㅋ) 저는 쉬는 구간도 다 표시해서 연습했습니다.

 

 내 입에 촤악 붙는 '1분 자기소개'가 준비되면 폰으로 녹음을 합니다. 그리고 듣습니다. 어색한 곳은 없는지! 내 이야기가 잘 전달되는지! 강조하고 싶은 부분에 억양은 잘 들어갔는지! 등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확인합니다. 그리고 더없이 완벽한 상태가 되었을 때, 연달아 5번 정도를 한 번에 녹음합니다. 그리고 그 녹음파일을 시도때도 없이 듣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때나 걸을 때,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잠들기 전 등등 ㅋㅋ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은! 다른 사람 앞에서 직접 시연하는 겁니다. 저도 이 부분이 굉장히 민망하고 어려워서 아직까지도 가족이나 연인 앞에서밖에 안 해봤습니다. 혼자서만 하다가 청중(?)이 생기면 낯선 긴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훈련은 저 같은 소심쟁이에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대신 장난으로 하면 안 돼요. 실전처럼 해야 돼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들에게 피드백을 받아보세요. '잘했다!'는 한 마디 칭찬으로도 큰 힘이 되더라구요. 더불어 그들이 첨삭에 도움을 준다면 완전 럭키죠! (스크립트 수정을 많이 하면 실전에서 말이 꼬일 수 있으니까 신중해야 해요) 이처럼 철저한 연습을 하셨다면, 목소리는 떨더라도 준비한 문장들이 알아서 입 밖으로 나올 거예요!  


 제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1분 자기소개'입니다. 그리고 자기소개와 함께 투트랙으로 면접 예상 질문을 연습했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자기소개 50%, 예상 질문 50%인 거 같아요. 예상 질문은 가성비가 좀 떨어진다고 할까요? 몇십 개 준비해도 실제 면접에서 받는 질문은 몇 개 안되잖아요. 심지어 하나도 안 맞을 때도 있죠! 안 나오는 것들이 많으니까 자기소개만큼 정성을 들이지 못했어요. 그래도 안 할 수는 없으니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 키워드들을 어느 정도 외우고, 저만의 답변 패턴화로 대답했어요.


 예컨대, 예상 질문으로 '직장 동료와 트러블이 있을 때 어떻게 해결하는가'가 나오면 외웠던 키워드인 '대화'를 떠올리고 답변 패턴화로 답하는 거죠. '저는 직장 동료와 문제를 해결할 때 '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패턴: 키워드를 넣은 핵심 문장을 두괄식으로 답변하고 사례 언급) '제가 00업무를 할 때 다른 담당자와 00문제가 있었는데, 블라블라 해서 대화로 오해를 풀었던 적이 있습니다' 마무리는 한 번 더 제 생각을 강조해서 말하거나(그래서 '대화'는 중요하다) 훈훈한 결말(그래서 00사업의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로 잘 포장(?)해서 끝내는 식이죠. 예상 질문에 대한 준비한 답변을 모두 외울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저로서는 어려운 일이라 키워드 중심으로 외웠습니다. 또한 질문에 답변을 못하는 경우도 있으니 그런 상황에 쓸 멘트도 준비합니다. (가령 이런 거죠! "제가 00부분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나 이번 면접을 통해 알아보고 기회가 된다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또한 면접 시 최대한 '적극적이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자신 있지만 겸손한 태도'를 보이려 노력했습니다. 면접 질문에 대한 답변 내용도 중요하지만 목소리나 태도, 품위도 중요한 요소니까요! (면접...진짜 어려운 일이에요.. ㅋㅋ)


마지막 3차, 드디어 실전!

 보통은 1시간 정도 먼저 가서 지원 도서관을 둘러봤습니다. 도서관 라운딩이 예상보다 일찍 끝나면 자료실 구석에 앉아 면접자료를 읽거나 책을 봤습니다. (물론 머리로는 하나도 안 들어오죠ㅋㅋ 그래도 최대한 마음을 진정시키고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부여합니다 ㅋㅋ) 면접시간 15-20분 정도 남았을 때, 면접장으로 향합니다. 너무 일찍 가면 면접 준비하는 분들에게 약간의 부담을 주는 것 같아 적당한(?) 시간에 갔어요.


 면접 복장은 정장 아니면 세미 정장을 입고 갔습니다. 실제로 도서관에 근무할 때는 아주 편한 캐주얼을 주로 입지만 면접은 깨끗하고 신뢰감 있는 인상을 주어야 하니, 불편하더라도 정장을 챙겨 입고 갔습니다. 원래 입던 정장이 안 맞아서 최근에는 취업날개(서울시에서 청년들에게 면접정장을 무료로 대여)를 이용했습니다. 정장 구두도 빌려준답니다. 머리는 최대한 단정하게! 보통 공공기관 종사자분들(공단, 재단 인사 담당자 또는 타 도서관 관장 등)이 외부 면접관으로 오시는 경우가 많아 나름대로 보수적(?)으로 입고 갔어요. 하지만 상대적으로 복장이 자유로웠던(면바지에 니트 착용) 분도 합격한 걸 보니 복장이 면접의 당락을 결정하는 요소는 아닌 거 같아요. (물론 핫팬츠처럼 너무 튀는 옷은 당락을 결정할 수도 있겠지만요!ㅋㅋ)

 

 면접이 진행될 때는 그동안 준비했던 것들을 최대한 많이 보여주되 욕심은 부리지 않았어요. 면접관이 짧게 답변해 달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떤 지원자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답변을 길게 하시더라구요. 합격하고 싶은 절실한 마음은 이해되지만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은거 같아요. 그리고 요즘은 코로나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면접을 봐서, 숨이 벅차더라구요. 평소보다 긴장을 많이 하니까 예상치 못하게 숨이 짧아져 목소리가 잘 안나왔던 기억이 있어요.


 그리고 면접관이 말할 때 뿐만 아니라 다른 지원자들이 답변할 때도 최대한 경청하는 자세를 보였어요. 아주 살짝 고개를 돌려 지원자 얼굴도 보고 고개도 끄덕거리고 미소를 짓기도 했어요. 평소 경청을 아주 잘하는 사람처럼 말이에요:-) (실제로도 경청을 잘하는 편이니 너무 거짓이라고 오해 마세요 ㅋㅋㅋ) 제 차례를 기다리면서 답변 내용을 생각할 때도 티내지 않고 머리로는 생각하면서 얼굴과 행동은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면접은 연기가 필요해요. 하하하ㅏ!)


 이렇게 준비해서 서울시 공공도서관 정규직 사서에 두 번 합격했습니다. 물론 운도 좋았습니다! 나중에 또 면접을 보게 되면 더 구체적(?)으로 적어볼게요! (적지 못한 것들이 있습니다 ㅋㅋ) 요즘은 유튜브나 블로그에 자기소개 예시나 스피치 영상이 많더라구요. 자신에게 맞는 면접 정보원을 잘 활용하면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모두들,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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