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사업을 하면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이제까지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만났던 사람들만 해도 거의 천명이 넘었다. 그들과의 인연은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10년 이상 유지된다. 많은 직원들을 만나면서 나름대로 그들의 성향에 관해 분류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들에게 피드백을 주어야 하는 일이 업무이기 때문이다. 피드백은 긍정적인 칭찬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지적도 있을 수 있다. 그들의 행동 변화를 유발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적절한 피드백을 주기 위해서는 그들의 성향과 기질에 대한 관찰이 필수적이다.
직원 관리는 그 사람이 성향이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소통에 관해서 적극적인가, 소극적인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람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람이다.
칭찬과 배려를 통해 관계를 유지한다. 하지만, 일처리를 할 때, 지나치게 낙관적이어서 일이 밀리고, 지체되는 경향이 있다. 때때로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곤 한다. 사람들이 다들 그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사회성이 뛰어나고 자기의 생각이나 감정을 쉽게 털어놓는다. 단답형이 아닌 열린 질문을 할 때에도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요즘 힘든 일이 없는지만 물어봐도 술술 마음속 감정을 드러낸다.
원장 초기에 이러한 성향의 직원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직원이 본인의 감정을 너무 쉽게 털어놓는 부분이 불편했다. 그녀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부담스러웠다. 난 중간에 말을 잘랐고, 그 직원은 결국 그만두었다. 그를 보듬어 이끄는데, 실패했다.
그 후,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며, 이런 유형의 직원들이 가장 조직에 바람직하고 꼭 필요한 사람들이란 걸 깨달았다. 그 깨달음은 좋은 사람을 여러 명 놓치고 나서였다.
부정적이고 적극적인 사람
조직이나 사람들의 관계에서 자칫 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이다.
습관적인 비판을 지속하여 조직 내에 부정적 기운을 퍼뜨리며 , 사람들의 의욕을 잃게 만든다. 뒷이야기를 잘하는 사람으로 항상 불만이 많다. 매사에 자기중심적인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역지사지의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에게 무작정 지적만 하다가는 오히려 큰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 사람의 얘기를 충분히 경청한 후 , 여러 가지 상황을 제시함으로써 다른 사람이라면 어떤 느낌이 들지 생각해보도록 유도한다. 우회적이고, 겸양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게 좋다. “당신이 그렇게 부정적으로 반응하면 다른 사람은 어떤 기분이었을까요?”라고 조언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다.
난 이런 직원과의 면담을 어려워한다.
부정적인 성향을 바꿀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난 아주 능력이 출중한 직원이어도 이런 사람은 관리자로는 절대 지목하지 않는다. 부정적인 기운은 전염성이 강하고, 적극적인 소통을 하는 경우에는 더욱더 우려할 만한 일이 잘 생긴다. 이미 썩은 사과는 상자의 모든 사과를 다 썩게 만드는 경우를 목격해왔기 때문이다.
한 사람을 관리자로 채용했다. 화통하면서 시원시원한 성격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사람들도 그를 잘 따르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 직원은 계속 불만을 매일 쏟아냈다. 극적인 변화를 위한 혁신이라는 이름이었다. 결국은 그가 한 뒷얘기는 직원들 간의 갈등을 유발했다.
그 직원과 헤어질 때, 마지막 말이 가끔 떠오른다.
‘변화를 위해서는 희생이 따릅니다. 원장님. 그 단계를 넘지 못하신 원장님이 너무 안타까워요”
아무리 변화가 필요해도 조직력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것은 올바른 혁신이 아니라 생각한다
긍정적이며 소극적인 사람
진지하고,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유형이다.
다만, 회의나 중요한 일에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지 않으므로 오해를 살 수 있다. 대인관계의 폭이 좁고, 종종 갈등을 겪기도 한다.
그들에겐 구체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차분하게 관찰하여 파악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세심하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칭찬으로 자존감을 높여주고, 스스로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을 들도록 질문을 던지면 효과가 나타난다. 속으로만 끌어안고 힘들어하는 성향이므로, 그것이 어떤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지 자연스레 깨닫게 해 주면 도움이 된다.
난 이런 성향인 친구와 11년을 함께 지냈다.
난 뚝배기 같은 사람이라고 그녀를 칭찬했다. 한결같이 학원을 위해 열심히 일을 했고, 그 진중함이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화통하거나 지나치게 활발한 원장의 경우는 그녀와 오래 같이 있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조직에 그녀의 조용한 헌신은 사람들로 하여금 모범이 되었다.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사람
분노와 부정의 힘을 안으로 쌓아두는 유형이다.
겉으로는 웃으며 일정한 관계를 유지하지만 마음속에 부정적인 관점을 억누르다가 한꺼번에 폭발하곤 한다. 이때는 상당히 공격적이며, 극단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다.
불만이 없는 게 아니라, 속에 분노를 숨기고 있기 때문에 위험한 유형일 수 있다. 이런 유형은 문제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로 큰 반발에 부딪치기 쉽다. 그러므로, 가벼운 신변잡기로 말문을 연 다음,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도록 유도한다. 이런 사람들은 자칫 공격적인 어조로 돌변해서 옳고 그름을 가리려 하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를 이끌어가야 한다.
“요즘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나요?”라고 물어서 스스로 이야기를 털어놓도록 유도하는 편이 현명하다. 직접적인 문제제기로 갈등의 요소를 부각하기보다는 우선 갈등의 감정을 표출하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다. 이들은 스스로 분노를 표현할 수 있도록 대화의 장을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사람들에 관해서는 채용에 굉장히 신중한 편이다. 이런 유형의 사함은 말로 표현을 하지 않으며 , 얼굴 표정은 굳어 있는 경우가 많아 불편한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 면접 시 전 직장에 대해 털어놓도록 분위기를 유도하면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소극적이지만, 마음속에 불편사항은 많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단면적이지 않고 입체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누구든 무조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사람은 없다. 또한 소통에 있어서 계속 소극적이거나 적극적인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원장은 그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고 , 그들의 성장을 돕고 행동의 변화를 유발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 사람의 성향에 대한 인지 없이 독이 되는 소통방법을 지속하면 그들과의 관계는 멀어지기만 한다. 나 또한 많은 직원들과 소통하며 쓰라린 실패를 경험해왔다. 그를 통해 얻은 경험으로 그들과의 소통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사업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절대적인 원칙 앞에 겸허해지고, 그들의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이 원장에게는 필요하다. 직원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그들과 함께 한 방향으로 에너지를 집중하면 큰 성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