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호 토끼 선장이 보내온 편지 No.2

나로부터 시작하는 존재의 일기를 씁니다

by 그랑

캄캄호 12월의 퀘스트 <존재의 일기>


어떤 사람들은 과거나 미래에 머무르느라 ‘지금 여기’를 붙잡아 두는 일이 어렵습니다. 저에게 일기는 나의 어떤 하루를 손바닥 위에 올려보는 시간입니다. 가슴 깊이 남은 장면, 되돌아가고 싶은 그날, 만날 수 없게 된 사람, 잊고 싶지 않은 생각을 붙잡아 두려고 작년 가을부터 브런치에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 때도 한 권을 다 채우지 못한 일기를 말이죠.


우울이 기억력과 주의력에 영향을 준다지만 현관문 비밀번호를 까맣게 잊고 아파트 벤치에 반나절을 보낸 그날의 난 내가 봐도 많이 이상했어요. 머리가 띵해질 때까지 한 여름 태양을 온몸으로 맞다가 곧 무서워졌어요. 혹시 내게 젊은 치매가 온 거라면 당장 무엇을 해야 하나. 나를 대신할 누군가를 위해 주방과 거실을 정리해야겠다. 소파 커버와 이불, 겨울 옷을 세탁하고 미술도구, 생활용품에 이름표를 다는 것을 더 미루면 안 돼. 아니 그보다 아직 어린아이들을 위해 오늘의 사랑을 기록해야겠다.


그렇게 '비밀 일기'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발견되기 위한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01화 깊은 밤 부엌에서 (brunch.co.kr) 그렇게 일기를 쓰면서 나의 감각 감정 생각을 기록했습니다. 감추기에 급급했던 신경다양인의 정체성으로 바라본 세상을 써내려갔습니다. 내가 보는 나와 타인이 보는 나 사이에서 이방인처럼 살아온 어른 아이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나의 빛과 그림자가 사실은 한 몸이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체할 수 없는 나의 일과 소명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아무것도 아니고 무엇도 될 수 있는 캄캄호 선장이 되기로 했습니다.


스물일곱 명의 탑승자가 모였습니다. 돛도 닻도 없이 표류하는 캄캄호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기대하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2025년, 캄캄호 탑승자들과 함께 일기 쓰기 퀘스트를 하고 있어요. 한 해를 마무리하며 쓸모가 아닌 존재의 촛불을 켭니다. 존재의 일기를 함께 쓰고 싶은 누구에게나 캄캄호는 활짝 열려 있어요.



[12월의 퀘스트 존재의 일기를 쓰는 우리의 규칙]

1 함께 일기를 씁니다. 꼭 오늘의 일기를 쓸 필요는 없어요. 붙잡고 싶은 하루를, 그날의 장면을, 너와 나의 이야기를 일기로 기록해 봅니다. 형식도 내용도 주제도 자유롭게 씁니다. SNS나 블로그에는 차마 쓰지 못한 내밀한 이야기를 꺼내도 좋습니다. AI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타인을 향해 쓰지 않습니다. SNS나 블로그에 쓰지 못한 내밀한 이야기를 꺼내도 좋습니다. 원하는 만큼 나의 일기를 캄캄호 대화방에 공유합니다.


2 가장 마음에 드는 한 편을 손글씨로 옮깁니다. 탑승이름으로 시작하고 날짜로 마무리합니다. 연필, 펜, 만년필, 기본 필기구 하나로 끝까지 씁니다. 노트 역시 내용을 해치지 않는 심플한 색과 형태를 고릅니다.


� 익명 일기는 캄캄호 대화방에 입장해 업로드해 주세요.

� 공개 일기는 자신의 SNS(인스타그램, 스레드)와 블로그에 해시태그 #캄캄호 #존재의일기 #12월캄캄퀘스트 #그랑(탑승이름)을 달아 대화방에 링크를 공유해 주세요.


캄캄호 토끼 선장의 첫 편지

세상에 없던 신경다양인 커뮤니티 캄캄호 https://open.kakao.com/o/gBK00xwh



쓸모가 아닌 존재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깊은 밤이면 모습을 드러내는 캄캄호가 당신의 이야기를 찾아갑니다. 신경다양인의 느슨한 커뮤니티 #캄캄호를 검색해 주세요.


세상에 없던 신경다양성 미디어 실험실 캄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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