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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잔한손수레 Dec 11. 2023

그래도 내 원픽은 팥호빵이다.


마트에 갔더니 겨울이라 한편에 호빵이 자리 잡고 있었다.

요즘엔 피자호빵, 단호박호빵, 야채호빵 색깔도 종류도 참 다양했다. 

남편은 호빵 중에서도 야채호빵을 가장 좋아한다며 집었다.


집으로 돌아와 큰 찜기에 무려 다섯 개를 동시에 쪘다.

남편 거 2개 내 거 아이 들 거.


야채호빵을 야채보다 고기맛으로 먹는 남편. 아이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잘 먹었다.


하지만 왜일까.

나는 따끈따끈한 김이 나는 호빵을 반으로 갈랐는 데 미묘한 보랏빛이 도는 듯한 검은색 팥이 아닌 황갈색이 나오자 낯설었다. 낯설어서였을 까. 익숙함이 그리워서일까.

괜히 팥 호빵이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물끄러미 호빵을 바라보았다.



본디 호빵은 팥 호빵인데, 사람들의 취향에 맞춰 여러 시도가 있었겠지.

그런 시도 끝에 이런 다양한 종류가 만들어진 게 아닐까.


왠지 호빵에서 내가 보이는 듯했다.

다양하게 시도하는 내 모습에 불안할 때가 있다.

계속해서 팥앙금을 고집해야 할지, 새로운 시도로 나를 다양하게 만들어갈지.

늘 고민의 기로에 서있는 느낌이다.

아직 수학선생님으로서도 부족한 내가 여러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게 내 욕심인 것만 같을 때가 있다.

그러다 하나도 제대로 못하면 어쩌나라는 걱정은 나를 항상 따라다닌다.


그래도 나는 도전하고 도전하기로 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으니까.

아직 시도 중이니까 생기는 걱정이라 믿는 다.

다양한 시도로 나를 넓혀간다고 해서 나의 본질이 변할 거라고 생각지 않는 다.

다양한 호빵이 나왔다고 팥호빵이 없어지지 않는 것처럼.


여전히 내 원픽은 팥호빵인 것처럼.

나의 본질은 바뀌지 않겠지.

그저 좀 더 다양한 나를 만들어가자.


오늘의 글로 나는 다시 한번 내 각오를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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