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 웅.
머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베개 밑에서 폰이 온몸을 떨어댄다.
의식이 돌아옴과 동시에 무거운 몸을 침대에서 일으킨다.
침대 속으로 가라앉고만 싶다.
'안돼, 지금 잠들면 끝이야.'
며칠 전 '5분만'을 시전 하다가 아이들이 나를 깨우는 악몽 같은 일이 있었다. 누군가의 흔듦에 눈 떴을 때 해맑은 첫째의 개구진 얼굴이 코 앞에서 이렇게 외쳤다.
"엄마, 우리 망했어! 8시 30분이야!"
그 일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늪에서 한 발씩 어기적 어기적 기어 나왔다. 곧바로 첫째 방을 향해 휘청휘청 발을 내딛는다. 방문을 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첫째의 비어있는 옆 공간이었다.
'하아... 옆에 조금만 누울까.'
스르르 지나치게 자연스레 첫째 옆에 누웠다. 그렇게 침대에 녹아들었다.
쭉 자고 싶다. 왜 세상엔 월. 화. 수. 목. 금이 있는 걸까.
우리는 왜 잠도 줄여가면서 악착같이 사는 걸까.
번뜩 눈을 떴다. 할 말이 생각났다.
"아들, 일어나. 학교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