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네게 잔인한 인간, 나도 인간이기에 돌아선다.

by 잔잔한손수레


파란 잉크를 떨어뜨린 듯 밝고 푸른 물.

그 속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수면의 유리구슬 같은 물방울과 빛나는 일렁임이 신비로움을 더한다. 빛나는 신비로움 속의 너는 그저 내게 환상이다. 정확하게 나를 응시하고 있는 이 녀석은 내게 하얀 배를 내밀며 미소 짓고 있다.


양 날개를 펴도 날아가지 못하면서 두 팔 벌려 내게 다가온다. 커다란 수족관에서 유유자적하게 거닐고 있는 녀석을 보니 마음이 아리다.


너를 볼 수 있어 반갑다. 가까이 와줘서 고맙다.

그런데 너도 내가 반가운 지 궁금하다.


뒤에 보이는 저 산호초가 너의 집에 있던 그것이 맞을 까.

함께 살고 있는 친구들이 너의 진짜 가족이 된 건가.

이 커다란 수족관이 너의 보금자리인지 묻고 싶다.


너를 보니 반가운 만큼 슬프다.

가만히 보니 너는 웃는 게 아니라 체념한 거였나.

미소뒤의 슬픔을 이제야 발견했다.


너와 마주할 용기를 잃고 조용히 뒤돌아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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