ㅗㅣㅏㅍ
22.08.20일에 분당중앙공원에서 "파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시작하는 첫 주에는 "잔나비"가 온다 해서 난생처음으로 잔디밭 콘서트를 갔다. 콘서트를 간다는 게 익숙하지 않은데, 요즘 들어 '젊을 때 뭐든 다 해보자!'라는 생각이 자주 들어 고민하지 않고 바로 가게 되었다.
후기를 간단하게 말해보자면, 2시간의 콘서트 동안 아는 노래가 1개밖에 없었지만 정말 가길 잘했다. 노래를 정말 잘하고, 퍼포먼스도 좋았다.(잔나비 공연 잘한다..)
뭐 이번 글은 공연 후기를 쓰려는 건 아니고, 공연장에서 본 한 커플에 대해 쓰려고 한다.
이번 콘서트는 잔디밭에 앉아서 봐야 했는데, 이미 일찍 온 사람들이 자리를 잡아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앉을 곳이 많지 않았다.(물론 난 일찍 감)
공연 시간이 다가오자 어느 할아버지께서 내 두 번째 앞 대각선 자리를 잡으시려고 했다. 옆으로 앉을 수는 없는 공간이라 앞뒤로 밖에 앉지 못할 공간이었는데, 할아버지는 조심스럽게 앞뒤로 돗자리를 깔고 앉을 자리를 탁탁 털었다. 그리고선 바로 뒤를 보며 누구를 보면서 이리로 오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제스처를 보고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은 머리를 곱게 땋으신 할아버지의 아내분이셨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앞뒤로 앉아 공연을 기다리셨다. 뒤에 앉은 할아버지는 부채질하며 공연을 기다리는 할머니의 뒷모습을 사진 찍으셨다.
해가 떨어지는 시점에 그 모습을 보니 너무 예뻤다. 나도 나중에 결혼을 하고 노부부가 되었을 때, 저런 모습이 되고 싶을 정도로 예뻤다.
뒤에서 두 분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는데, 계속해서 부채질을 하는 할머니 모습과 더워하는 할아버지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더위를 피하려고 가져왔던 우산이 있어 바로 우산을 들고 할머니에게 가서 "더우시면 이 우산으로 햇빛 좀 가리시겠어요?"라고 여쭤봤는데, 할머니께서는 "아~ 우산 있어요~"라고 하셨다. 살짝 민망함에 뒤에 계신 할아버지에게도 여쭤봤는데, 할아버지도 "괜찮아요~"라는 말을 하셨다.
가져갔던 우산을 그대로 들고 자리로 돌아온 뒤 다시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는데 우산을 펼치려고 하시는 것 같았다. 괜히 내가 불편하게 해드린 것 같다.
이놈의 오지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