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용감한 겁쟁이 Sep 16. 2022

gIVE aND tAKe

같차타가

오늘은 예비군을 갔다 왔다. 코로나로 인해 2년(?) 동안 하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화약 냄새 좀 맡을 기회가 생겨 조금 설렜다. 혼자 예비군 간 건 처음이라 어색했는데, 혼자 있는 걸 힘들어하는 성격이 아니라 외로움을 타진 않았다.


혼자만의 즐거움을 느끼고 가려 했는데, 한 분과 우연찮은 대화의 시작으로 모든 훈련을 하는 동안 옆자리에서 훈련을 받고, 대기하는 동안 나란히 앉고 퇴소하는 길에는 차까지 얻어탔다.


사격을 할 때 옆자리에 계셨는데, 그때까지는 서로 아무 말도 없었다. 사격을 한 뒤에 몇 발 맞췄나 종이를 보는데, 두 발이 없어졌길래 아무 생각 없이 옆 사람을 보면서 "허허 두 발이 사라졌네요:)"라고 말했는데, 그분은 웃으면서 "허허 저는 몇 발 맞췄네요:)"라는 대화와 함께 예비군 훈련 동료를 얻게 되었다.


몇 살인지, 어디 사는지, 언제 군대 다녀왔는지, 어디 부대 나왔는지, 보직은 뭐였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축구 좋아하는지 등등 많은 주제로 대화를 했다.


퇴소를 할 때쯤 그분께서 "집 갈 때는 버스 타고 가세요?"라고 물어보길래, "네 그럴 거 같아요~"라고 답했더니 "저 차 가지고 왔는데, 같이 차 타고 가실래요?"라고 해주셨다.


예비군 제일 싫은 TOP3 안에 드는 '퇴소할 때 버스 기다리기'를 안 할 수 있다는 기쁨에 "정말요? 그러면 너무 감사하죠!!"라는 말과 함께 차를 얻어타고 인계동까지 편하게 왔다:)


차 타고 오면서 먼저 차 타고 가자고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더니, 그분께서 "저도 예비군 다닐 때 훈련장에서 만난 사람들이 많이 태워줬어요~"라는 말을 하셨다. 


자신이 받은 호의를 기억하고 다른 사람에게 똑같은 호의를 베푼다는 걸 보고 정말 멋진 분이시고, 배워야 할 점이라고 느꼈다.


과연 나였다면 먼저 "같이 차 타고 가실래요?"라는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이전에는 절대 말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오늘부터는 생각이 달라졌다.


만약 다음 예비군을 갈 때 훈련 동료를 만나게 된다면 "같차타가?"를 실천해 봐야겠다.



#아맞다#나#차#없지

작가의 이전글 이야기보따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