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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감한 겁쟁이 Jan 24. 2023

예린이 그 패 봐봐 혹시 장이야?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인가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있다. 어릴 때부터 키가 큰 친구인데, 내 인생 한 번도 이 친구보다 키가 커본 적이 없다. 오죽했으면 친구의 정수리를 보는 게 어릴 적 내 꿈이었다.(농담 반 진담 반) 


‘중, 고등학교 가면 거뜬히 정수리 볼 수 있겠지’라는 나의 생각은 학창 시절 가장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높아지는 친구는 어느새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가 되었고, 계속해서 높아져가는 걸 본 나는 꿈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아마 내 인생 처음으로 포기했던 꿈이 아닐까 싶다.(이건 농담)


옷에 관심도 많은 친구라 패션 센스가 내가 본 친구들 중 베스트에 꼽히는 친구다. 친구들 중에서 트렌드를 가장 잘 알고 소화하는 친구여서 멋질 뿐이다.(키가 커서 그런가)


같은 초, 중, 고등학교, 같은 학원을 다녀서(?) 공부 머리는 나랑 비슷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수능은 나보다 잘 본 걸로 기억한다.(몇 번으로 찍은 거야 도대체) 이 친구의 꿈은 뭔지 몰랐지만 내 기억상으로는 원하는 대학/학과에 입학/졸업을 한 후, 곧바로 취업해 한 번도 쉬지 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온 친구다.


나의 부러움과 멋짐을 받고 있는 친구가 최근에 퇴사한다는 말을 듣게 됐다. 약간의 취기가 올라오던 게 갑자기 싹 없어지더니 하나의 궁금증이 생겼다.


왜?

4년간 다닌 직장을 그만두는 이유가 뭘까? 

퇴사를 결심하게 된 이유가 너무 궁금했다.


(개인적으로 이해한 내용으로 얘기해 보자면) 지금 우리의 이 시기가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 일하는 게 싫은 건 아니지만 다른 일을 해볼 수 있는 시기가 지금일 것 같다. 이 시기에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찾고 싶다.


너무 와닿는 말이었고, 요즘 나 또한 정말 중요한 시기라고 계속해서 생각한다. 중요한 시기에 중대한 결정을 한 만큼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는 시기가 되길 바라고, 좋은 기회들이 마구마구 친구에게 쏟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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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친구가 퇴사하는 날, 일력이 알고 있었듯이 이런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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