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하르트 슈트라우스
2006년 생소한 테너가
뜻밖의 앨범을 내놓았다.
거의 주목받지 못했지만
나는 성공을 예감했다.
베테랑 반주자
헬무트 도이치의 이름이
요나스 카우프만이라는
낯선 성악가의 이름에
신뢰를 주기도 했지만
그보다 음반의 정체성이
더욱 관심을 끌었다.
일단 신인 성악가(당시 37세였지만)가
슈트라우스 가곡을 녹음한 것부터
팔 생각은 별로 없다고 봐야 한다.
더욱이 하르모니아 문디라는
프랑스 독립 음반사가 독일 예술가곡을
녹음한 선례도 언뜻 떠오르지 않았다.
거의 “아무거나 해봐”라며
버린 카드처럼 보였다.
그러나 페르디난트 호들러의
아름다운 알프스 그림부터
당장 음반을 들어보고 싶은
호기심을 자극했다.
Zueignung (헌사)
Ja, du weißt es, teure Seele,
그래요, 당신도 아시죠, 소중한 내 사랑,
daß ich fern von dir mich quäle,
당신 없이는 얼마나 괴로운지를,
Liebe macht die Herzen krank,
사랑이 마음을 아프게 하지만,
habe Dank.
감사해요.
Einst hielt ich, der Freiheit Zecher,
예전에 자유를 사랑하던 내가
hoch den Amethysten-Becher
자수정 잔을 높이 들었을 때
und du segnetest den Trank,
당신이 그 술을 축복해 주었죠,
habe Dank.
감사해요.
Und beschworst darin die bösen,
그리고 그 안의 악한 것들,
giftgen Geister der Eurosen,
독이 든 환상의 정령들을 쫓아내어
daß sie tauchten, und ich trank
가라앉게 하니, 나는 마실 수 있었어요
habe Dank. 감사해요.
프리츠 분덜리히와
페터 슈라이어 이후
테너 리트 가수를 향했던 목마름은
바야흐로 첫 곡부터 해소되었다.
영국의 이언 보스트리지가
어딘지 가식적이고
잰 체하는 것으로 느껴졌다면
카우프만은 소박하지만 패기 있었다.
헬무트 도이치의 안목은 다소 늦게
그라모폰 에디터스 초이스로 증명되었고
이 음반은 이듬해 그라모폰 상도 탔다.
데카와 독점 계약한 뒤
요나스 카우프만은 짧은 시간에
동급 최강으로 세계를 강타했다.
당연히 유명세에 따른 성대 혹사의
후유증도 피할 수 없었다.
전성기를 지난 지금도
아슬아슬하게 팬들과 만나고는 있지만
그때가 그립다.
전곡은 아래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