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의 음악과 음악가 (2)

자크 오펜바흐와 빈 국립 오페라

by 정준호

2019년이 밝았다. 올해에는 어떤 음악가와 사건들에 주목하게 될까? 3회에 걸쳐 정리한다. 자크 오펜바흐도 올해 탄생 200주년을 맞는다. <지옥의 오르페오>는 오르페우스 신화의 결정판이다. 카미유 코로는 글루크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를 듣고 위 그림을 그렸다. 그 편곡자가 또한 베를리오즈였다.


베를리오즈만큼이나 인정받지 못해온 또 다른 작곡가가 올해 탄생 200주년을 맞이한다. 오스트리아 태생이지만 프랑스에서 활동했던 자크 오펜바흐이다. 오펜바흐의 경우는 베를리오즈와는 좀 다르다. 베를리오즈가 생전에도 사후에도 걸맞은 대접을 받지 못한 반면, 오펜바흐의 명성은 사실 대단하다. 물랭루주, 아니 파리를 대표하는 음악 가운데 하나라고 할 ‘캉캉’이 바로 그의 곡이다.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나탈리 드세의 오도방정.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오페라 ‘지옥의 오르페오’ 가운데 주인공들이 저승을 빠져나올 때 흘렀던 이 곡이 벨에포크를 상징하는 것이다.

로베르토 베니니가 주연 감독한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는 또 다른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가운데 ‘뱃노래’가 심금을 적신다.

아카데미 사상 최초로 외국어 영화상과 남우주연상 수상한 로베르토 베니니

‘샹젤리제의 모차르트’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오펜바흐는 이렇게 대중적인 인기가 워낙 높아 오히려 진지한 주제 의식과 그것을 다룬 선구적인 감각이 가린 경우이다. 그러나 오펜바흐가 만든 환상과 무의식의 세계는 향후 다가올 세기말 예술 사조나 프로이트를 예고한다. 간단히 말해 이런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오르페오가 아내를 걱정해 뒤를 돌아보는 설정을 오펜바흐는 이렇게 바꾼다. 권태기에 빠진 오르페오가 평판을 생각해 억지로 아내를 데려오다가 일부러 뒤를 돌아보았다는 것이다. 아내 에우리디체 또한 좋아라 저승으로 돌아갔다. 현대의 시작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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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리오즈가 세상을 떠난 1869년 무렵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제국에서는 수도 빈의 정비 사업이 한창이었다. 구도심을 에워싸는 링슈트라세라는 환상(環狀) 도로에 시의 랜드마크가 속속 새로 들어섰다. 1869년 궁정 오페라 극장이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로 개관해 올해 150주년을 맞았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문을 닫았던 빈 국립 오페라는 1955년 베토벤의 <피델리오>로 재개관했다.

카를 뵘이 지휘한 1955년 재개관 공연 중 1막의 4중창부터. 말러 4번의 3악장과 똑같다.

지난 2005년 그 50주년을 성대하게 경축한 이래 올해가 가장 기념할 만한 해이다.

2005년 재개관 50주년 기념 갈라의 피날레. <피델리오>의 마지막 합창에는 뒷날 <합창 교향곡>에 쓰일 가사가 사용된다. "훌륭한 아내를 얻은 자 기뻐하라"

유럽 오페라 극장의 시즌은 가을에 시작해 이듬해 초여름까지 계속되기 때문에 빈 국립 오페라 역시 지난 가을부터 설립 150주년 기념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그 정점은 개관일인 올 5월 25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그림자 없는 여인>을 상연하는 것이다. 역시 누구나를 위한 작품이라기보다는 황금귀의 소유자만을 위한 오페라이지만, 우리나라의 멀티플렉스 상연관에서도 아무 때나 들을 수 없는 이 무대를 홍보하기에 바쁠 것이다.

틸레만과 빈 필하모닉이 잘츠부르크 축제에서 공연했던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그림자 없는 여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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