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다림의 무게 단단해 지는 나
책상 모서리에 놓인 낡은 저금통은
늘 같은 표정을 하고 있다.
금속인지, 플라스틱인지 모를 그 몸속에는
작은 하루들이 하나씩 떨어져 쌓인다.
처음에는 소리가 맑았다.
땅— 하고 가볍게 울리던 동전이
몇 번, 몇 번 더 모이자
소리는 조금씩 둔탁해졌다.
마치 속이 가득 차가는 기쁨을
조용히 숨기려는 듯이.
저금통을 흔들면
딸그락, 딸그락—
내가 건넨 시간들이 안에서 부딪힌다.
아껴둔 용돈, 버스에서 거슬러 받은 동전,
어쩌다 길에서 주운 100원짜리까지.
모두 다른 날의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가끔은 꺼내 쓰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그 순간 저금통은 묵묵히 나를 바라본다.
“조금만 더 기다려”
그 말이 들리는 듯하다.
아마 저금통이 가르쳐주는 건
돈을 모으는 법이 아니라,
기다림을 모으는 법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기다림이 가득 찼을 때,
나는 알게 될 것이다.
내가 모아온 건
단순한 금액이 아니라,
조금 더 단단해진 나 자신이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