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대성당의 주일 아침
집으로 돌아오기 전 마지막 현지 미사를 드리면서
이 넓은 공간을 가득 채운 아름다움에 대해서
알아듣지 못하는 신부님의 강론
만국 공통의 노래로 화답하는 수녀님의 화답송
많지는 않아도 자리를 채운 사람들의 뒷모습
여정을 마친 순례자들의 땀냄새를 지우기 위해
향을 가득 채워 허공을 가른다는 향로를 보면서
무엇을 예물로 드릴 것인가 생각하다가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내 손은 비어 있고 희고 가난하고
몸에는 땀냄새가 배어 있지도 않으니
부대끼고 부서지고 상처받으며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아가는 그 모든 날들이
거짓 없이 치열한지 생각하다가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자여 내게로 오너라'
그냥 그렇게 빈 손인 채로 부서진 마음만으로
오라는 그 목소리에 마음으로 대성통곡하면서
하나의 결심을 한다 당신이 허락하신다면
저의 땀냄새와 발냄새를 진하게 진하게
당신 앞에 풍기면서 여기 다시 오겠노라고
야고보 사도의 어깨에 손을 얹고
그렇게 기도했다 허락하소서 나의 기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