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10월 6일 일요일
오늘은 조금 늦게 출발해서 먼저 쌍계사와 화개장터가 있는 가탄으로 가서 화개중학교 주차장에 내 차를 주차하고 정 선생 차로 어제 갔었던 원부춘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어제 어스름에 도착해서 낯설었던 곳에 다시 가서 보니 한결 마음이 편하다. 산골짜기 마을의 전형처럼 보이는 곳이다. 원부춘 마을을 지나 산 쪽으로 타고 오르면서 임도를 따라 형제봉 임도 삼거리까지 도착해서 간단하게 간식을 먹었다. 부산에서 온 부부가 길을 긴가민가 하면서 되짚어 오다가 우리를 만나 다시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는데 활력이 넘친다. 정 선생 말에 의하면 이곳에서 패러글라이딩 활강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산을 타고 내려오다가 인가를 처음 만나는 곳에 하늘호수차밭이 있고 쉼터 겸 스탬프 찍는 곳도 있다. 내려오면서 밭에 심어진 나무를 두고 설왕설래를 하다가 주민께 여쭤보니 엄나무라고 한다. 이제 엄나무를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지리산 자락을 걸으면 걸을수록 지역주민들이 감 농사, 밤 농사, 고사리 농사, 차 농사, 고로쇠물 채취 등등 임산물을 통해 주된 소득을 얻고 있음을 알겠다. 그러니 둘레길을 걸으면서 자식 같은 주민들의 임산물이나 작물에 손을 대지 말라는 당부의 말에 공감을 할 수밖에 없다. 과수원을 통과해서 가는 둘레길의 흐름이 더욱 그런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한참을 내려오니 지난 1월에 길 선생과 셋이서 왔었던 정금차밭을 감도는 길로 접어들었다. 내리는 비를 맞으며 걷는 길이 다소 처연하기도 하지만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정자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풍광을 둘러보다가 산자락에 흩어져 있는 마을을 감아 돌면서 내려오니 길가슈퍼다. 여기서 다리를 건너면 화개중학교 외부 주차장이다. 차를 갖고 오는 길에 화개장터 상가에 들러 둘러보고 셋이서 차를 한 잔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비는 여전히 조금씩 흩뿌리다 말다 한다.
찻집을 나와 원부춘 마을에 가서 차 두 대로 정 선생 집에 가서 바로 저녁을 해서 먹고 짐을 모두 정리해서 예약해 둔 숙소인 산동의 더케이지리산 가족호텔로 이동하기로 한다. 정 선생에게 3일 동안 여러모로 신세를 많이 졌다. 고마운 마음을 뒤로하고 섬진강변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 길을 따라 숙소에 도착해서 410호를 배정받고 짐을 정리했다. 이제는 우리 둘이서 남은 일정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