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선생, 제주 한달살이(2025)

- 2025년 3월 29일 토요일

by 차거운

제주 올레길 완주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우리의 이번 한달살이 여정이 이제 막바지를 맞이하고 있다. 어제 정00 선생을 송별하고 오늘 올레길 완주증을 신청하기 위해 서귀포 올레 센터에 방문하기로 했다. 센터에 방문하니 아침부터 사람들이 꽤 북적거리고 있었고 2층으로 잘못 올라갔다가 안내를 받고 다시 계단참에 있는 완주증 발급 담당자에게로 갔다. 이번에 부쩍 느낀 것이지만 올레길과 관련한 안내 센터나 관련 기관 전반에 걸쳐 작년보다 더 체계가 탄탄해진 느낌이 왠지 모르게 들었다. 거듭 느끼지만 앞으로 제주의 고갈되지 않는 관광자원으로서 장기적으로 큰 자산이 될 것이 바로 이 올레길이라는 점을 확신하게 된다. 제주도와 사단법인 올레 등을 비롯하여 주민들이 조금만 더 합심하여 요즘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은 바가지요금과 같은 불미스러운 욕심들을 지혜롭게 덜어내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노력한다면 마르지 않고 친환경적이면서도 경제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오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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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에게 완주증 발급비를 인당 5,000원씩 치르니 완주증서와 완주 기념 메달을 준다. 그리고 명예의 전당에 올라갈 사진을 찍어서 본인에게 확인시켜 주고 동의서를 받는다. 또 설문을 통해 올레길을 걷는 동안 좋았던 장소나 아쉬웠던 사항, 친절한 안내소 직원 등의 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차는 아랑조을 공영주차장에 세워 놓고 한 달 동안 머리가 덥수룩해져서 마음이 개운치 않았기에 블루클럽 서귀포점을 검색해서 머리를 손질하니 기분이 상쾌하다. 주차장의 요금은 한 시간이 넘지 않았는지 무료다. 감사한 일이다.

완주 기념사진에 찍힌 내 얼굴이 나이가 꽤 들어 보인다. 30여 년의 세월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린 셈이다. 이제 남겨진 시간을 어떻게 의미 있게 살아낼 것인지가 앞으로 나의 과제가 되지 않을까 한다. 숙소로 돌아와서 한 달 동안 잘 지낼 수 있는 둥지가 된 숙소 사진을 찍어 두었다. 계단참 앞에 하귤이 한 달 내내 푸짐하게 달려 있었고 벚나무의 벚꽃도 꽃망울이 맺혀 곧 활짝 피어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옆집의 동백꽃도 마치 하나의 꽃다발처럼 무수한 동백꽃을 빨갛게 달고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참으로 좋은 추억을 남기고 갈 것 같다.

저녁에는 한림성당으로 가서 역시 사순 제4주일 특전 미사에 참석했다. 신부님의 강론에는 진정성과 확고한 신심이 배어 있는 것 같다. 좋은 목자로서의 신뢰감을 주는 분이다. 앞으로 한림성당의 주임 신부님의 사목에 주님께서 늘 함께 하셔서 좋은 결실을 맺게 되기를 기도하고 싶다. 이제부터 다시 나의 본당인 서울 000 성당에서 미사를 보게 될 것이다.***


*** 사생활에 대한 보호를 위해서 얼굴이 나오거나 개인 정보가 담긴 부분들은 첨부하지 않았습니다. 일상인으로서의 삶과 글쓰기의 퍼스나로서의 영역을 분리하고 싶다는 바람에서입니다. 물론 자신의 글에 대한 정직성이나 책임의식은 잊지 않고 있습니다. 글은 그 사람의 인간됨과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이 있다면 감사한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이로써 지난 2년간의 시간에 대한 자기 정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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