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의 책임
<톰과 제리>라는 만화와 미키 마우스 덕분에 마우스(생쥐)가 귀엽게 인식되었다. 그래도 쥐는 실제로 보면 귀여운 것이 아니라 징그럽고 얄밉기만 하다. 그래서 냐옹이들의 파티장에 슬그머니 나온 생쥐에게는 먹을 것을 주지 않았다. 아무리 미화한다 해도 일반적인 쥐가 하는 일은 인간에게 해로운 일뿐이다.
지인이 말하기를 자기는 고양이가 싫고 무섭단다. 어릴 적 일화를 떠 올리면서 고양이는 자신을 미워하면 복수를 한다고 말한다. 들어보니, 고양이가 쥐를 물어다 방문 앞에 놓았다고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고양이가 자신의 먹잇감을 주인에게 가져다주었다고 생각되는 행동이다. 또는 예쁨 받고자 쥐를 물어다 놓은 행동일 수도 있다. 그게 아니면 정말 자기를 미워하니 미운 행동이 나왔을 수도 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라는 책에서는 주인에게 미움받는 주인공 고양이가 등장한다. 그런데 '쥐도 잡지 못하는' 쓸모없는 녀석으로 표현된다. 지인에게 이런저런 예를 들어가면서 고양이 입장을 두둔했지만 좀처럼 자신의 생각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
나 역시 한때는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고 길고양이를 보면 피해 다녔기 때문에 설득을 그만두었다. 우리 달퐁이는 요즘 아주 행복하다. 자신을 돌봐주는 이가 취직을 하지 못했고, 코로나로 인해 집콕하면서 곁에 있다. 귀찮게도 하지 않으며, 달퐁이가 놀자고 하면 놀아준다.
딸에게 전주에 내려와서 맛있는 것 좀 먹고 가라고 전화를 했다. "달프도 있고, 코로나도 심하고, 움직이기도 싫고......"라고 대답한다. 그래서 나는 "그래, 그럼 목소리나 어쩌다 한 번씩 들려줘." 하고 만다. 온종일 집안에만 박혀 있는 나의 딸은 달퐁이가 있어서 그나마 정신적 우울감은 없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딸과 전화하면 곁에서 달프도 "야 오 옹~~~"하고 전화기 너머로 인사한다.
토끼 같은 표정을 짓는 달프의 모습이다. 둘이 아주 요즘 재밌게 지낸다니 다행이다. 반려동물도 입양을 하면 책임을 져야 한다. 털이 빠져서 청소도 힘들지만 잘해나가고 있다.
엄마, 정인이 이야기 알지?
우리는 정인이 이야기로 마무리를 지었다. 입양을 한 이유가 무엇인지 딸아이도 나도, 정인이 불쌍하고 그 엄마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조금 주고받았다. 그래서 우리 둘 다 결국은 할 말이 없다. 그냥 명복을 빌 뿐이다. 길에 버려진 길냥이도 데려다 정성을 들여 키우면 이리 사랑스러운 행동을 한다. 사람이 사람이 아닌 행동을 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본성이 약삭빠르고 해로운 사람이라면 아무리 사회적으로 미화된다 해도 결국 드러나기 마련이다. 쥐새끼 같은 사람은 자기가 놓은 덫에 딱 걸려서 똑같이 고통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