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씨Luce Dec 17. 2020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식재료

마늘, 생강, 계피 이야기

오늘의 주인공 식재료는 마늘, 생강, 계피다.


첫째, 마늘 이야기다.


마늘의 알리신 성분은 천연 항암제이자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려 심장병에 좋으며, 면역력 증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대견스럽게 가열을 해도 마늘의 알리신 성분은 모양이 조금 달라질 뿐 자기 기능을 상당히 수행한다.

특히 돼지고기에 들어있는 티아민(비타민 B1)의 흡수를 돕기 때문에 돼지고기와 마늘은 찰떡궁합이다. 편의상 마늘을 찧은 후 냉동실에 얼려 둔 것을 요리에 사용한다. 그러나 요리를 해 보면 알게 되는데, 마늘은 생마늘을 그 자리에서 자르거나 다져서 바로 사용할 때 가장 맛이 좋다. 그 이유는 마늘의 주요 기능을 하는 알리신은 통마늘 상태보다는 잘게 자르거나 다질수록 많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백숙의 경우 통마늘을 삶으면 마늘이 달달하게 변하고 매운맛은 사라진다. 일반적으로 백숙을 하는 경우에도 양념을 위해서는 다시 다진 마늘을 마지막에 넣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보통 찌개에 마늘 양념을 넣을 때는 끓을 때, 즉 마지막에 넣는다.


전주의 유명한 콩나물 국밥집 중 남부시장의 '현대옥'이란 곳은 아침마다 사람들이 줄을 선다. 재밌는 것은 김을 자기가 사 가지고 줄을 서 있다. 그 집이 맛집으로 유명한 이유 중 하나가 마늘에 있다. 나는 그곳에서 처음 콩나물 국밥을 먹을 때 깜짝 놀랐다.

쿵쿵

손님 바로 앞에서 커다란 도마 위에 마늘을 놓고 찧는 소리다. 바로 마늘을 짓찧어서 먹기 직전 국밥에 넣어준다. 거기에 새우젓 반 숟가락을 넣고 먹으면 맛이 기가 막히다. 김은 국밥에 넣기도 하지만, 스테인리스 그릇의 달걀찜에 비벼 넣는다. 이를 국밥 먹기 전에 먹으면, 고소하고 부드럽게 위를 감싸는 애피타이저가 된다.


현대옥의 분점들이 많이 생겨났는데, 남부시장의 비좁은 그 가게에서 먹는 맛과 약간 다르다. 그 이유가 마늘에 있는 것 같다. 전주는 콩나물 국밥으로 유명한 곳이 많고 맛있다. 물론 다른 콩나물 국밥집들도 모두 맛이 있지만 바로 손님 앞에서 쿵쾅거리면서 마늘을 넣어 주는 곳은 없다.

전주의 다른 콩나물국밥, 웽이집(전주의 콩나물국밥집들은 이와 같이 계란 반숙 찜이 함께 제공된다. 대부분 여기에 김도 무료다.

마늘을 발효시켜 흑마늘로 만들면 알리신은 그대로 있으며 매우고 아린 맛이 줄어들어 위에 부담이 적다고 한다. 냄새도 생마늘보다 훨씬 적겠다.


둘째, 계피 이야기다.


계피는 혈액순환, 항암효과, 방광염, 콩팥기능 개선 등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다. 또한 지방세포의 크기를 줄이는 기능이 있다고 방송이 나온 후, 더욱 인기가 많은 식재료가 되었다. 그리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역할이 있다. 날씬한 사람들도 40대 중반 이후가 되면 건강체크가 필수인 것 같다. 술을 전혀 하지 않고, 마른 체형인데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온 경우를 흔히 접한다.

계피의 단점은 개인에 따라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나는 계피를 아주 좋아한다. 특히 향이 좋아서 어디에든 계피를 뿌리고 싶을 정도다. 계피 사랑가다. 그래서 한때는 생강, 대추, 계피를 넣고 달인 차와 수정과도 자주 해 먹었다. 대추 역시 혈액순환에 아주 좋은 식품이기 때문에 건강증진 식품이라 할 수 있다. 지난 브런치 북에 있는 수정과 만들기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듯하다.


셋째, 생강 이야기다.


가까운 곳 전북 완주의 봉동은 생강 산지다. 근접한 곳에 품질이 좋은 생강이 생산되니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생강 관련 제품 중 편강이 있다. 편강이란 것은 생강을 얇게 저며서 설탕에 조려 말린 것을 말한다.

생강은 보관이 어렵다고 한다. 조금만 상해도 먹으면 안 되는 식재료다. 생강 저장 중 부패가스가 발생해서 사망한 사고가 왕왕 발생한다고 보도된다. 그 때문에 저장고에 들어갈 때는 안전 수칙이 중요하다고 한다. 일반 가정에서도 생강이 상하면 먹지 않아야 한다.

어머니의 생강, 햇볕에 말리는 중이다.

나는 열이 많은 체질이지만 겨울철 생강차는 아주 좋아한다. 혈액순환이 잘되어 몸이 따뜻해진다. 제주에서 뱃멀미가 심할 때, 편강을 먹었는데 멀미가 멈췄다. 또한 편강은 아주 간단히 입 냄새를 제거하는데도 효과적이다.


이상과 같이 세 가지 향신료는 모두 겨울철 식재료로 아주 제격이다. 하지만 모두 향이 강하기 때문에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무엇이든 체질에 따라 좋은 재료라 해도 독이 될 수도, 보약이 될 수도 있다고 여긴다. 자신에게 맞지 않고, 먹기도 싫은데 몸에 좋다는 이야기만 듣고 억지로 먹는 것만큼은 피해야 할 것 같다. 우선, 먹는 기쁨이 줄어들면 약으로서 가치가 줄어들 것이다.


이전 09화 모주와 뱅쇼, 그리고 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