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인 일도 아니라는데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아이가 되어 낙서로 시작하다가
그래도 조금은 디테일이 필요하다 싶어
자잘한 마음으로 긋고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시작으로 돌아가 천진한 아이가 되어보는 것.
글을 쓴다는 것은
수시로 조그만 핸드폰에 글감 적어두고
때론 써야 할 것 같아서 노트북을 켰다가
주로 신이 나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쓰다가
목이 너무 아파 움찔거리며 여기까지만 하다가
등이 욱신거리면 엎드려 써 보기도 하다가
다시 읽어보고 지우기를 반복하기도 하며
꼬리뼈에 통증을 느껴 엉덩이를 들어 보았다가
너무 화장실이 가고파 일어서면 무릎이 아프고
그래 이제 진짜 그만 쓰자 싶으면 실수가 보이는 것.
글과 그림을 같이 하는 작업은 체력과 인내가 요구된다. 옆에서 지켜보는 이들은 나에게 묻는다. 그림 그리고 글 쓰는 일이 경제적 생산에 그리 보탬이 되는 것도 아닌데 왜 힘들게 사느냐고. 힐링의 차원을 너머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또 어떤 이는 내 글이 너무 길으니 짧게 쓰라 하고, 어떤 이는 글씨가 작아 눈이 아프다 한다. 그리고 어떤 이는 글이 아주 잘 읽히고 그림이 정겹다 한다. 생각이 다양해서 모두 고맙다.
처음은 아래 그림처럼 멋지게 앉아서 시작하다가 나중엔 엎어졌다 드러누웠다 한다. 아! 정말 나는 왜 이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