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달걀빵
나의 아버지는 새로운 주방도구 애착이 크셔서 사서 해 보시는 것을 즐기셨다. 중학생이 된 어느 날, 아버지께서 가정용 빵 만드는 전기스토브 같은 형태의 기계를 구입하셨다. 아주 작은 직사각형 모양이었다. 아버지께서 빵을 만드실 때면, 가루를 측량해서 반죽을 버무리는 등의 작은 행복은 우리 몫이었다. 빵이 완성되어 뚜껑을 열었을 때, 구수하고 포근한 내음의 달걀빵 향기가 집안을 가득 메웠다. 우리 여덟 식구는 순식간에 빵을 다 먹어치웠다. 사실 그때 우리들은 무엇을 먹어도 다 맛있었다. 얼른 집지 않으면 없어지니까. 먹는 경쟁이라고 해야 할 정도였다. 물론 그 전에는 할머니께서 막걸리를 넣어 부풀린 술빵 같은 것을 만들어 주셨지만, 제빵기의 매력에 우리는 모두 홀딱 빠지고 말아 한동안 빵을 해 먹었다.
붕어빵은 예전에는 주로 풀 맛이 강해서 풀빵이라 불렀는데 최근에는 쌀을 섞어 만든다. 붕어빵을 싫어하는 동료에게 이유를 물으니 풀 맛이 싫기 때문이란다. 사람들은 미각에 대해 참으로 다양한 취향을 지녔다. 나는 풀 맛을 더욱 느끼고 싶은데 최근에는 세련된 찹쌀 붕어빵만 판매해서 아쉽다.
요즘에는 붕어빵, 계란빵 모양의 도구가 있어서 가정에서도 만들 수 있다. 그런데도 묘하게 길거리 음식의 맛이란 것이 있다. 아버지와 함께 길거리의 붕어빵을 사 먹은 경험이 많아서일까. 울어대던 매미소리가 별안간 사라지고 아침 공기가 서늘해져서 가디건을 여미게 된다. 어제 길에서 붕어빵 아저씨를 발견했다. 매년 붕어빵 가격이 오르고 있다. 찹쌀 붕어빵 두 개에 천 원, 슈가와 단팥이 있다고 한다.
“단팥으로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