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어머니를 위하여
요리사 임지호 선생님이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 <밥정>은 지난해 10월 개봉했다. 밥정이란 밥으로 정을 나눈다는 의미라고 여겨진다. 영화를 보면 그가 음식을 만들 때마다 감탄하게 된다. 결국은 마음을 따뜻하게 적셔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때 아마도 코로나로 전국이 들썩였기에 영화관에서 볼 기회를 놓치고 만 안타까운 영화다. 임지호 선생님의 진솔한 이야기가 심금을 울린다.
시작부터 범상치 않다. 그는 눈보라 치는 산골을 돌면서 무엇인가 캔다. 눈은 눈으로 덮여 겨우 앞에 있는 물체를 분간할 정도로 꿈벅거린다.
한의사인 아버지 아래에서 약초에 대해 익힌 그는 12살에 자신을 키운 어머니가 친 어머니가 아님을 알게 된다. 그는 어린 나이에 집을 나와 세상을 떠돌며 엄마를 찾아 헤매게 된다.
후일 낳아주신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다는 것을 전해 듣지만 묘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전국의 산간을 떠 돌다 만난 묘는 모두 어머니 묘 같이 느껴진다. 뿐만 아니다. 자신을 길러주신 어머니가 고독한 아들의 모습에 애간장이 탔다는 것을 나중에 이해하지만 어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다.
낳아주신 어머니와 길러주신 어머니 모두가 세상을 떠나 '어머니'에게 음식을 만들어 드리지 못한다. 대신 세상의 어머니들에게 밥을 지어 드린다.
초반에 80세 해녀 여자 사람의 모습이 나온다. 임지호 선생님은 그녀의 등짐을 지어주고 선물로 받은 청각으로 초밥을 만든다.
생생한 임지호 선생님의 목소리는 요리를 하는 그의 손놀림과 더불어 나의 마음으로 전해진다. 그의 요리는 아름다운데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박혜령 감독의 연출이 잔잔히 울리는 음악과 함께 아름답다. 특히 앵글각이 정말 좋았다. 거대한 자연에 점으로 보이는 인간의 모습, 그 인간이 구석에서 나타나 걸어오는 모습, 또는 전체를 메운 사선의 산과 바로 아래의 바다의 모습, 그 위태한 곳에서 약초를 캐러 다니는 방랑식객의 모습. 등은 영화를 큰 화면으로 볼 때 더욱 빛이 날 것 같다.
물론 프로젝터로 봤기 때문에 어지간한 TV보다는 큰 화면이지만 영화관에서 상영하게 된다면 반드시 다시 볼 영화다. 올해 전주 독립영화관에서 재 상영 계획이 있는지 알아봐야 할 것 같다.
산골과 바다의 노인분들의 주름진 웃는 얼굴을 보면 미소가 지어졌다가 가슴이 먹먹해진다.
바다에 들어갔다 나온 해녀 (80세)는 다시 또 물에 들어가려고 돌아선다. 영화를 보면 내용을 알겠지만 그녀의 인생은 기구하다. 그럼에도 냉장고에 참외가 있으니 먹고 가라며 웃는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나누려고 한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이 할머니 때부터 가슴이 먹먹하다.
108가지의 음식을 차리고 절을 하는 그의 모습이다.
14인의 연예인들이 마음으로 응원하면서 홍보 응원 영상을 냈음에도 홍보가 잘 되지 않았던 영화라고 생각된다.
그네들 모두가 한결같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이 있다.
따뜻하다.
울림이 있다.
뭉클하다.
임지호 선생님의 음식은 예술이다.
젊은이들에게 뿌리가 되는 영화다.
가족의 사랑을 느끼게 한다.
가장 따뜻하다.
마음의 단비다.
마음을 적신다.
보는 내내 행복했다.
행복한데 눈물이 난다.
삶이란 무엇인지 생각한다.
먹는 것과 사람에 대해 정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자연이 주신 고귀한 선물을 임지호 선생님의 손길이 닿아서 한 끼 식사로 전해진다.
그리고 꼭 보셔야 한다!
맨 처음 손예진 씨의 리뷰, 그녀는 어쩌면 그리 영화에 대해 조리 있게 표현을 잘하는지 참으로 대단하다. 배우 이태란 씨 송윤아 씨는 거의 울먹이며 말한다. 꾸밈없는 모습이 마음에 와 닿는다. 그런데 누구나 그럴 것 같다. 나는 집에서 본 덕분에 울음을 참다가 급기야 폭발해서 눈물 콧물 짜면서 소리 내 울었다. 한지민 씨의 영화의 해석도 좋다. 사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아마 열네 분 연예인들의 평을 들으면서 "맞아요! 맞아!"라고 소리칠 것이다.
그만큼 공감력이 큰 영화라고 생각한다.
아래 주소를 링크한다. 평소 올곧은 가치관을 지니고 좋은 연기를 하는 연예인들의 평이라 더욱 좋다.
임지호 선생님의 인터뷰 내용 중 인상적인 부분이다
음식을 만들기 위해 나는 그때그때 최선을 다해왔어요.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기본은 얼마나 진실한가, 얼마나 부지런한가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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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들어가는 음식은 사랑이라는 것을 말한다. 슬픔을 사랑의 음식으로 극복하는 법을 알려준다. 무엇보다 나는 오늘 음식을 만들면서 최선을 다했는지, 진심을 담았는지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다.
1)
http://naver.me/xPt65I22
'밥 정' 14인의 추천 영상
2) 산당
임지호 선생님의 식당
인천광역시 강화군 내가면 해안서로 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