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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씨Luce Mar 21. 2021

고추장, 단맛의 비밀

마음은 콩밭에 가 있다


안녕, 나 노랑 콩이야.

어제 인사하고 바로 다음날 이야기할 기회가 오다니 이게 꿈이야 생시야?


날씨가 맑지 않아 기분이 별로라던 루씨는 커피 한잔과 토스트를 먹더니 나갔다가 점심이 지나 들어왔어.


어제 못한 고추장 이야기를 마저 해 보라고 하는 거 있지. 기회가 왔을 때는 얼른 해야겠지?


고추장의 구수한 맛은 우리 노랑 콩 덕분이라고 말했지? 헤헷, 내가 맨날 내 자랑만 하는 거 같아서 오늘은 고추장의 단맛의 비밀을 이야기해 주려고 해.



고추장은 단맛이 나기도 하고 구수한 맛이 나기도 하지? 내가 없으면 영양도 맛도 줄어들어. 그렇지만 단맛은 나보다 엿기름이 그 역할을 해. 응, 그래. 오늘은 엿기름 이야기를 해 줄게.


보리나 쌀에 탄수화물이 많아.  엿기름 물이 탄수화물을 만나 따뜻하게 한숨 자고 나면 최종 분해산물인 당이 되는 거야. 그래서 단맛이 강해져.


엿기름은 보리나 밀에 물을 뿌려가며 싹이 나게 만든 거야.  설탕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다디단 조청은 엿기름과 보리나 쌀의 작용이야.



조청은 정말 인공적인 설탕을 하나도 넣지 않아도 달아. 조청만 생각하면 과학의 신비가 느껴져.


여행 좋아하는 루씨가 올렸던 포스트 속 조청 다시 보여줄게. 조청 만들기는 네모 안에 설명할 테니 관심 있으면 봐. 만들 시간이 없거나 어려우면 그냥 사 먹어. ^^

조청 만들기

1) 밥 짓기- 찹쌀가루만으로 해도 되고 멥쌀가루를 섞기도 함. 또는 보리밥으로도 해도 됨.
2) 엿기름가루에 미지근한 물을 섞어 밥에 붓고 보온으로 오래 삭히기( 밥솥에 물 가득 부어주고 보온)
3) 밥알 동동(식혜처럼 밥알이 동동 떠 오르면 삭히기 끝)
4) 체나 가는 망에 밥알 거른 후 물만 사용
5) 엿기름 거른 밥물을 조청이 될 때까지 낮은 온도로 계속 가열

* 핵심 포인트: 엿기름 속의 아밀라아제라는 효소가 탄수화물을 분해해서 단맛이 증가됨.

(식혜처럼 밥알이 위로 둥둥 뜨면 망에 거른다.  거른 후 물만 낮은 온도로 계속 저어주며 끓임)


밥을 오래 씹으면 단맛이 나지? 엿기름 속에 있는 아밀라아제 성분과 같은 아밀라아제가 침 속에 들어있어서 그래. 헤헤, 그러니까 엿기름 대신 침이네.


아밀라아제 어쩌고는 몰라도 돼. ^^


그냥 밥을 오래 씹으면 소화도 잘되고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는 내 말만 믿어줘.


이제부터 밥을  오래 꼭꼭 잘 씹어먹을 거지?


맛있는 메주가루, 엿기름, 조청, 고춧가루가 들어간 고추장 맛 한번 보고 싶지?





혹시 전주비빔밥 축제 들어봤어?


전주 한옥마을에서 열리는 먹거리 축제인데 아쉽게도 지난해는 못했어. 알다시피 요즘 그 무서운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이지. 우리 노랑 콩을 잘 먹으면 그런 것도 다 물리칠 수 있을 텐데 별의별 해괴한 음식들이 판치는 세상이라 그런 요상스러운 질병도 생겼나 봐. 2019년에 했던 축제 모습 보여줄게. 여러 팀이 자신들만의 비법으로 비빔밥을 만들어서 축제에 온 사람들과 음식을 나눠 먹는 거야.

루씨는 그때 밥을 세 그릇이나 먹었대. 배불러서 그만 먹어야지 했다가 다른 팀의 맛을 보려고 또 밥그릇을 내밀게 되었다나?




그런데 그거 알아? 요즘 쭈꾸미라는 낙지 사촌이 제철음식이래. 쭈꾸미에는 초고추장이지. 루씨가 어제는 쭈꾸미를 데쳐서 쭈꾸미 초고추장에 콕 찍어 먹으면서 연신 "아 정말 맛있다!"라고 하는 거야. 우리 노랑 콩이 조금 맛에 도움이 되었다는 자부심을 가졌어. 쭈꾸미가 아무리 맛있다 해도 초고추장이 맛이 없다면 단무지 없는 김밥이지.


하긴 요즘은 단무지 말고 다른 식재료를 넣기도 하더라. 그래도 원조 김밥은 단무지 김밥이라고 생각해. 말이 나온 김에 꼬마김밥이랑 쫄면 보여줄게.



쫄면 먹어봤어? 매콤 새콤 달콤 고추장, 콩나물, 상추, 양배추를 고추장 소스에 버무려서 먹잖아. 오늘 루씨가 점심으로 그걸 먹었대. 꼬마 김밥이랑 함께 먹었다고 배부르다면서 들어왔어. 그렇게 많이 먹다가 뚱보 되지는 않겠지?


어어~, 루씨가 또 어디 나가려나 봐. 컴퓨터 끄려고 하네. '인사할 시간은 줘야지! 루씨~~~ 저녁 다 되는데 밥 먹기 전에 와~~!


안녕! 또 만나자~^^.




<노랑 콩의 일기장>


마음은 콩밭에 가 있다'라는 속담은 원래 비둘기 같은 새들이 우리를 쪼아 먹을 생각만 하느라 당장 해야 할 일을 잊고 있다는 말이다. 나중에 이야기하겠지만 우리가 어릴 때 특히 무서운 것은 새들이다.
봄이 되니 루씨는 글쓰기를 열심히 하지 않고 꽃구경에 정신이 팔려있다.  설상가상으로 주택을 리모델링하고 꽃나무 심을 생각에 잔뜩 들떠있다.
오늘도 그곳에 한번 가 봐야겠다고 또 나간다.
나를 그 주택에 심으려고 그런 걸까? 주택이 얼른 리모델링 되어야 나도 거기로 갈 텐데.....

내 마음도 콩밭에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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