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아니야
로망 - 긴 머리를 하고 싶다. 현실 -깔끔해 보이지 않는다. 이 둘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파마를 하면 좀 나을까 싶었다. 그러나 점점 부풀어 오르는 머리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엊그제 파마를 했다. 원장님과 따뜻한 식탁을 나누었다. 바로 아래의 포스트가 그 내용이다.
https://brunch.co.kr/@campo/247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하게 되면 주변 의견이 분분하다. 전체적인 반응은 괜찮았다. 정작 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더벅머리 똑순이 아줌마 같다. 특히 앞머리가 이상하다.
머리 모양새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손질이 어렵다. 점점 부푼다. 과거 2년 전 다녔던 숏커트를 잘하는 헤어디자인 숍에 다시 갔다. 내가 좋아하는 헤어 디자이너를 오랜만에 보니 반가웠다. 머리를 한 올 한 올 이태리 장인처럼 지극 정성으로 자르는 분이다.
몇 년 만에 숏커트를 하니 기분이 상쾌하다. 엊그제 밤맛 막걸리 동지였던 다른 미용실 원장님께 죄송해서 당분간 그곳에 이 머리를 하고는 못 갈 것 같다.
오늘 종일 고객님들 머리를 만졌는데 최고로 숱이 많네요. 새롭네요. 오랜만에 숱 많은 고객님 머리 대하니까요. 2년 만이시죠?
그렇다. 나는 머리숱이 많아서 머리카락 솎기를 엄청 많이 해야 한다. 젊을 때야 생머리 찰랑찰랑하면 예뻤지만 나이 드니 조금은 웨이브가 있는 것이 나아 보인다. 그런데 웨이브 하는 순간 늘 후회한다. 숱 많아서 붕 뜨게 되고 아무리 남들이 예쁘다고 해도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새로운 머리 스타일 사진을 친구들에게 톡으로 보냈다. 두 친구는 이구동성으로 칭찬한다.
"넌 어떤 스타일 하든 이뻐. 머리 너무 어울린다. 너무 어려 보이는데?"라고 줄리아가 대답했다. 줄리아의 말은 믿을 게 못된다. 저번 날 별로 안 예쁜 사람에게 예쁘다고 했다. 아무나 다 예쁘다고 하는 심성이 착한 친구다.
"잘 잘랐네. 역시 커트가 잘 어울려."라고 제니퍼가 말한다. 제니퍼의 말은 신뢰도가 높다. 평소에 진실을 말한다. 다른 사람에게 칭찬을 과하게 하지 않는다. 간략하게 요점만 말한다.
"야, 유튜브는 조회 수가 돈이라는데 브런치는 안 그러냐."라고 제니퍼가 묻는다. 역시 핵심을 지르는 말이다. 사실 사람들에게 늘 듣는 소리다.
" 글 쓰는 재미 하나요. 하나." 내가 대답한다.
"돈 안돼도 글 쓰는 재미가 행복이지." 줄리아가 말한다. 줄리아는 항상 듣기 좋은 말만 한다. 가끔은 그냥 달콤한 줄리아의 대답에 현혹된다.
"네 글은 항상 좋아."라고 제니퍼가 말한다. 친구 생각에 그렇다는 것을 믿는다. 친구가 좋다.
딸들에게도 보냈다.
엄마, 그전에도 예쁘고 이번에도 예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