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공간을 벗어난다는 것
오늘 아침도 해가 쨍하다. 얼른 정원의 꽃들에게 물을 줘야겠다. 나들이 가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다. 공간을 리모델링하면 내 집이 바로 카페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한 번씩 기분 전환이 필요하다. 나는 당 떨어진 사람처럼 익숙한 공간을 벗어남으로써 충전이 된다. 자연의 공기를 마시러 나간다.
이번 주는 지난주에 이어 나들이하기에 안성맞춤의 날씨다. 그러니 가만 앉아 있을 내가 아니다. 상관 편백나무 숲으로 향한다. 그곳은 늘 새롭다. 여러 갈래 길이 있기 때문이다.
날씨가 나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본다.
바다에 갈 때는 특히 날씨를 잘 살펴야 한다. 하늘이 바다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산은 그나마 조금 낫다.
그런데 그림을 그릴 때 보면 빛이 아주 중요함을 느낀다. 빛에 의해 사물이 입체를 띄게 된다. 빛이 있을 때 나뭇잎의 색깔들도 다채롭다. 모네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때로 한 곳에 앉아 반짝이는 나뭇잎을 종일 보고 싶을 때도 있다.
날씨가 좋으면 가만 집에 있기에 뭔가 손해 보는 생각이 드는 건 자연이 나를 부르기 때문인 것 같다.
자주괴불주머니는 이름을 안 후에는 불러주면서 걷는다.
어? 그런데 저 꽃은 이름이 뭘까? '모야모'에 물어보니 답해준다. 그곳엔 능력자들이 많다. 참 편한 세상이란 말씀! 미나리냉이 꽃이 지천에 널려있다. 다음 산행 때부터는 미나리냉이 이름을 불러줘야겠다.
미나리냉이가 온산에 가득하다. 냉이 같이 생기지도 않았고 미나리와도 비슷하지 않다.
평소 걷던 길과 다른 길로 걸어보니 느낌이 매우 달랐다.
유스호텔 쪽으로 내려와 보니 화단에 밥 티 나무와 사과 꽃나무가 만발했다.
상관 편백숲은 요즈음 한산하다. 산길 산책에 최적의 장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