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늑함, 넉넉함 그리고 고즈넉함
몇 년 전 겨울, 개암사에 갔다. 그때도 조용해서 좋았다. 2021 여름 개암사에 다시 들렀다.
이른 아침 하늘이 이랬다.
부안 개암사로 향한다.
남부안이라는데 바다보다는 산속 마을 같다. 양파를 수확하는 모습은 처음 본다.
개암사로 향하는 가로수길이 초록 초록하다. 왼편에 저수지가 있다. 외국이라면 예쁜 보트 몇 개 왔다 갔다 하겠다. 저수지는 본래의 목적인 물대기의 역할을 성실히 하는 중으로 보인다. 사진으로 잘 보이지 않지만 가로수 길을 걷기 좋게 인도가 나 있으며, 쉼터와 긴 의자들이 보인다.
가로수가 끝나고 주차장에 차를 놓고 조금 숲길을 걸으면 오른편에 개암사 초입의 녹차밭이 보인다.
뒤로 병풍 같은 바위가 아름다워 돌계단 위를 올려다보고 있는데 스님 한분이 지나가신다.
배롱나무에 매달린 소원 등이 바람에 팔랑거린다. 소원 등은 걸지 않고서 나도 소원을 빌어본다.
내려오는 길에 개암사를 찾는 이들을 위한 쉼터가 있다. 아마도 쉼터이자 때로 가르침을 하는 곳일 수 있다.
프레임을 통한 전경이 기가 막히다.
화장실에 들른다. 어디 가나 화장실의 시스템이 선진국보다 선진국이다. 창문의 빗살 나무의 부드러운 곡선이 온화하고 우아하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나온 개암사. 작가 유홍준이 개암사에서 한 회원에게 묻는다.
너는 개암사가 좋니, 내소사가 좋니. 물으니 답변을 주저해서 다시 묻는다. 너는 내소사에 살고 싶니, 개암사에 살고 싶니. 그러자 그 회원이 답한다.
저는 개암사에 살면서 내소사에 놀러 가고 싶어요.
나도 그렇다. 내소사도 좋았지만 개암사는 나름의
매력이 있다. 반한의 궁터였다가 절터가 된 곳이라고 한다.
작가 유홍준은 책에서 개암사는 아늑하고 넉넉하다고 극찬한다. 나는 여기에 조용히 덧붙이고자 한다. 개암사는 아늑하고 넉넉하며 고즈넉하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만금 방조제로 네비를 돌린다.
돌아 나오는 가로수 오른편에 들어갈 때 살짝 보인 저수지가 보인다. 언제 다음엔 내려서 좀 걸어봐야지 싶다.
평야를 가로지른 논과 밭 그리고 마을을 향하는 흙 도로, 덩그러니 있는 가로수. 나는 이런 풍경을 사랑한다.
새만금 방조제는 달리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가 도심의 빌딩이나 조잡스러운 건물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잼버리가 열릴 곳에 대 운하가 생길 예정이라고 한다. 한때 환경운동 소속으로 저곳에 앉아 농성을 해 본 적이 있다. 개발과 환경은 서로 상반된 것이 아니라 맞물려 간다고 본다. 개발을 하되 환경을 조금 더 고려하는 방향성 측면 때문이다. 지금도 꾸준히 환경운동 연합회 활동을 하시는 분들을 지지한다.
그런데 새만금을 볼 때마다 인간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땅 좁은 나라니 어쩌겠는가. 갯벌을 살리면서 개발도 잘 되면 좋겠다.
오른쪽에 동서도로가 보인다. 오른쪽은 막아서 바다가 아니다.
앞 쪽에 투어 이층 버스가 보인다. 언제 한번 타
보고 싶다.
이제 맛있는 칼국수를 먹으러 가야지~^^
새만금 비응항 소문난 해물칼국수는 지난 포스트의 바지락 칼국수와 아주 유사한 맛과 모양이며 만두를 늘 직접 빚어서 찐다. (사진은 찍지 못해서 지난 포스트를 소환하기로 한다.)
https://brunch.co.kr/@campo/336
하루 해가 저물고 있다.
오늘도 자~ 알 놀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