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하니
나의 둘째 딸은 서울에서 취업 준비 한 지 벌써 일 년이 되었다. 다행히 정신력이 강한 편이다.
오랜만에 전화를 했다. 언니와 달리 말수가 적고 연락도 원래 잘하지 않는 둘째다.
"뭐하니?" (나의 한마디)
"그냥 공부하면서 집에 있었지." (딸의 한마디)
"너는 답답하지도 않아? 밥 잘 먹고 지내는 거지?"(나의 두 마디)
"응, 아까 나가서 사 먹었지. 나는 집에 있으면 집이 좋고, 나가면 밖이 좋고 둘 다 잘 지내."(딸의 두 마디)
"너는 참 신기하다. 잘했어. 마음 편히 먹고 지내~ "(나의 세 마디)
"알았어~!"(딸의 한마디)
이렇게 몇 마디 하면 끝이다.
오늘은 한마디를 더 보탰다.
달프는 잘 있어?
"달프야!" (수화기 너머로 딸이 달프를 부른다.)
"야옹~" (달프가 바로 대답한다.)
"한번 더 불러봐."(내가 말한다.)
"달프야!" (딸이 달프를 부른다.)
"야옹~" (어김없이 달프가 대답한다.)
그래, 달퐁이가 옆에 있으니 심심하지는 않겠다.
나는 강아지 키워야겠다. 고양이들은 우리 정원에 이미 많은 듯하다. 어제는 나무 데크 위를 어슬렁 거리는 노랑 냥이를 봤는데 도망 칠 생각을 안 했다. 나 역시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밥은 주지 않지만 정원에서 한 번씩 오락가락하는 그네들을 대한다. 실례한 것도 잘 치워준다. (밥 주면 온 동네 애들 다 와서 살까 봐 못 준다.)
우리 달퐁이도 한때 길냥이였으니...... 최소한 내가 할 일만 한다. 우리 달퐁이 덕분에 내 딸이 잘 지내니 마음이 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