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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달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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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씨Luce Jul 12. 2021

취준생과 달퐁

뭐하니

나의 둘째 딸은 서울에서 취업 준비 한 지 벌써 일 년이 되었다. 다행히 정신력이 강한 편이다.


오랜만에 전화를 했다. 언니와 달리 말수가 적고 연락도 원래 잘하지 않는 둘째다.


"뭐하니?" (나의 한마디)

"그냥 공부하면서 집에 있었지." (딸의 한마디)


"너는 답답하지도 않아? 밥 잘 먹고 지내는 거지?"(나의 두 마디)


"응, 아까 나가서 사 먹었지. 나는 집에 있으면 집이 좋고, 나가면 밖이 좋고 둘 다 잘 지내."(딸의 두 마디)


"너는 참 신기하다. 잘했어. 마음 편히 먹고 지내~ "(나의 세 마디)


"알았어~!"(딸의 한마디)


이렇게 몇 마디 하면 끝이다.


오늘은 한마디를 더 보탰다.


달프는 잘 있어?


"달프야!" (수화기 너머로 딸이 달프를 부른다.)

"야옹~" (달프가 바로 대답한다.)

"한번 더 불러봐."(내가 말한다.)

"달프야!" (딸이 달프를 부른다.)

"야옹~" (어김없이 달프가 대답한다.)

그래, 달퐁이가 옆에 있으니 심심하지는 않겠다.

달프의 최애 긁기 판이다.


나는 강아지 키워야겠다. 고양이들은 우리 정원에 이미 많은 듯하다. 어제는 나무 데크 위를 어슬렁 거리는 노랑 냥이를 봤는데 도망 칠 생각을 안 했다. 나 역시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밥은 주지 않지만 정원에서 한 번씩  오락가락하는 그네들을 대한다. 실례한 것도 잘 치워준다. (밥 주면 온 동네 애들 다 와서 살까 봐 못 준다.)


우리 달퐁이도 한때 길냥이였으니...... 최소한 내가 할 일만 한다. 우리 달퐁이 덕분에 내 딸이 잘 지내니 마음이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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