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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씨Luce Jul 29. 2021

여름 백양사

다이어트는 바로 운동

처음 길을 나설 때는 전남 장성호 둘레길을 천천히 걸어볼까 싶었다.

막상 도착하니 장성호 둘레길이 어디에서 시작하는지 알 수가 없어 헤맸다.

그렇게 걷고 헤매다가 결국 백양사에 진입하게 되었다. 백양사가 있는 백암산은 전북, 전남에 속한다. 내장산의 한 줄기다. 내장산은 전북에 속하는데 백암산은 전남에 속한다. 내장산과 더불어 백암산은 국립공원으로 관리가 깨끗하게 잘 되고 있다.


암석이 희다고 해서 백암이라 불리었는데 산 아래의 절, 백양사가 있어 백양산으로 아는 경우도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는 백양산 또는 백암산이라고 나오며 위키백과에는 백양산은 오기라고 하며 백암산이 맞다고 나온다. 현장의 산에 가면 백암산으로 쓰여있다. 그래서 나는 늘 산에 대한 지명이 헷갈린다.


 당시 전봉준이 백양사에 은신했다고 한다.

길을 걷다 질경이 집합군을 만난다. 질경이는 어린 순을 나물 해 먹으면 몸에 좋다고 한다.


우린 어릴 때 대를 꺾어 서로 걸기 내기를 곧잘 했는데 나는 맨날 졌던 기억이 난다. 내기는 내가 잘하는 분야가 아니다. 그래서 더욱 게임을 싫어하는 성격이 되었다.


지난가을 백양사에 왔을 때는 절까지만 쉬엄쉬엄 걸으면서 단풍 든 가을을 만끽했다. 이번에는 몸에 붙은 지방을 태울 요량으로 조금 더 등반을 해 보기로 한다. 걷기 운동 위주의 날이기에 숨이 가쁘다. 무념무상으로 초록 예찬을 하면서 걷기에 집중한다.

사진을 찍지 않고 걷기에 집중하고자 했건만 절까지 가는 도중에 발길을 멈추게 만드는 여러 곳이 있다. 바로 다리 부근에만 오면 나는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그리고 딱 이 부분에 오면 무거워서 두고 온 카메라에 대한 미련에 아쉬움이 절절하다.


실제로 가을이면 바로 이곳의 계곡 아래에서 수많은 사진사들이 셔터를 눌러댄다. 그들의 손끝, 시선에서 작품으로 태어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젊은이들은 왜 이리 아름다운가. 내가 요즘 부쩍 젊음을 부러워하니 그 말을 듣는 나의 딸이 "엄마, 젊은이들이라고 하지 마. 엄마가 나이 들게 보이잖아."하고 말한다. "젊은이들이지. 엄마는 나이가 많이 들었고. 누구네 엄마는 이제 할머니라고 해. 나는 너희가 결혼을 안 하고 아이가 없어서 그런 소리 안 듣지만."하고 대꾸한다. 딸은 나이 들어가는 엄마가 못내 속상한 것 같다. 나는 이제 할머니 소리 들어도 딸이 결혼해서 귀여운 아이가 있다면 생각하는 적이 있다.(아이가 없으면 어떻고 결혼을 안 하면 어떠한가 싶은 마음도 공존한다. 가장 진실된 나의 마음은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면 좋은 것이다.)

백양사 이후 산행은 너무 가파르다. 그래도 길을 잘 다듬어 놓아서 올라가는 데는 무리가 없지만 여름날 40도 정도 경사를 지속적으로 오르니 땀이 비 오듯 한다. (사진은 접고 오르는 것에 집중!)

산의 경사가 정말 심해서 거의 40~45도다.

산을 내려와서 절에 들른다. 날씨 한번 기가 막히게 좋다. 구름은 뭉개 뭉개 떠 다니고 산사는 조용하다.



여름날 등산을 하니 배고프고 목마르다. 마스크까지 쓰고 산행을 하니 땀을 정말 많이 흘렸다. 동동주를 혼자 거의 다 마셨다. 산에는 인적이 드물어서 코를 조금 내렸다가 모퉁이 사람이 나타나면 놀라서 쓰게 된다. 슬프다. 우리가 이제 사람 기피증세가 생길 지경이다. 여하튼 여름이라서 계곡 물놀이나 바다로 갔는지 등산객은 거의 없었다. 음식점에도 사람이 아예 없다. (2021년 7월 어느 주말 산행)



지난가을의 백양사 이야기를 다시 읽어 본다. 같은 곳 다른 색의 백양사를 즐길 수 있을 듯하다.


https://brunch.co.kr/@campo/63




여담인데 동료가 나에게 그렇게 마셔도 중성지방 없다니 너무 신기하며 불공평하다고 말한다. 나도 그 말을 들으니 억울하다. 나는 술고래가 아니다. 매일 이렇게 마시면 큰일이다. 나는 그렇게 마시는 사람이 아니다. 산행 후에 고픈 배를 파전으로 달래고 목마름을 동동주로 채운 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동료는 술을 거의가 아니라 전혀 마시지 않는데도 당뇨 증세에 고지혈이 있다고 한다. 나도 조심해야지 싶다.


동료는 운동을 잘하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오늘 집안에서 하는 자전거 운동 기구를 들였다고 한다. 나처럼 빨래걸이를 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운동하기를, 건투를 빈다.



<한국의 산하>에 백암산 백양사에 대해 소개글이 잘 되어 있어 공유하기로 한다. 절 한쪽에 흰 양 동상이 있어 의아해하다가 글을 읽으니 이해가 되었다. (사전 지식이 없었고 카톨릭 성지에 가면 흰 양들 조각상이 많기 때문에 나는 잠시 이상하게 여겼던 것이다.)


원래 백암사에서 신선인 양이 내려왔다는 전설에 따른 것으로 흰 양을 의미하는 백양으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출처)

http://www.koreasanha.net/san/baegam_sunchang.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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