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릉도원이 바로 이곳
마이산 등반을 하려다가 아름다운 절 은수사를 만난 행운의 날이다.
김밥을 준비했다. 선물 받았던 음료와 커피가 생각나서 스벅에도 들렸다.
읍내를 한 바퀴 돌아가는 드라이브 코스를 선택했다. 진안 버스 터미널이 있는 읍내 한복판에서도 진안 마이산이 흘깃 보인다.
하늘이 점점 맑아진다. 드디어 마이산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서 마이봉 정상의 육모정이 보일 정도로 깨끗한 하늘이다.
우선 또 커피와 빵을 먹는다. 왜 이리 등반 전부터 배가 고픈지 모르겠다. 빵은 달달하고, 커피는 구수해서 맛있다.
저수지에 오면 오리배들이 시선을 끈다.
매표소에서 왼쪽 등반 길로 갈까 직진을 할까 망설였다. 직진하여 돌탑에 도달했다.
이렇게 높은 구멍에 아기 돌탑을 놓다니. 방법은? 크레인으로 올려서 놓기/암벽 줄타기로 놓기. 어떻게 놓은 것인지 참으로 궁금하다.
매번 가던 길인 돌탑이 있는 탑사 위쪽으로 갈까 오른 편의 길로 갈까 다시 망설였다. 오른쪽으로 올라가 보기로 한다.
올라가는 길에서 탑사가 내려다 보인다.
드디어 '은수사’라는 절이 나왔다. 그러나 아래 보이는 건물은 은수사 들어가기 전에 사용하라는 '화장실'이다. 우리나라 화장실들은 참 깨끗하다. 화장실 뒤편으로 암 마이봉이 보인다.
은수사란 이름은, 태조 이성계가 이곳의 물을 마시고 물이 은같이 맑다고 하였으므로 지어진 것이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정원이 아름다운 절이라고만 하기에는 부족하기 그지없다. 그야말로 무릉도원이다. 하염없이 돌계단에 앉아있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고, 꽃들을 보고, 마이봉을 바라본다. 여러 방향의 돌계단을 올라 본다.
마이산을 여러 차례 들렸는데 항상 돌탑이 있는 탑사에서만 서성였다. 여태 은수사에 와 보지 못했다니 참으로 눈먼 봉사가 따로 없다. 너무나도 신비로운 곳이다.
암수 마이봉 자락에 둘러싸여 있는 은수사는 그렇게 심하게 등반하는 코스가 아니다. 은수사에서 암마이봉을 타고 오르는 코스가 바로 등반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곳 같다.
진안 자체가 고원인데 그곳에서 다시 오른 곳이다 보니 공기가 청명하기 이를 데가 없다.
지나치시는 여 스님에게 합장을 했다. 불교 신자냐고 묻기에 그냥 예를 표했을 뿐이라 했다. 나에게 정원 가운데 서 있으라 하시더니 사진을 찍어 주셨다. 광각으로 찍어 주십사 부탁드렸다. 그게 아니라 파노라마로 찍어야 한다고 하시면서 아주 잘 찍어 주셨다. 조카에게 핸드폰 사용법을 배우셨다고 하신다. 웃으시는 모습이 해맑으셨다. 아쉽게도 파노라마는 용량 초과로 포스트에 올리지 못한다.
산사를 찾으니 마음이 정화된다. 조용하고 아늑하며 아름다운 절이다. 산사에 울리는 스님의 조용한 울림이 있다.
비난만 받는 사람도 없고,
칭찬만 받는 사람도 없다.
* 7월의 마지막 주말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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