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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씨Luce Oct 12. 2021

고산 대아 수목원 가을

감이 익을 무렵

비가 갠 후라서 풍광이 더 맑고 아름답다. 푸른 하늘이 투영되어 호수도 푸르다.

수목원에는 3개의 전망대가 있다. 수목원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제3 전망대가 나온다. 셋 중 가장 높다. 오늘은 왼편으로 오른다. 제1 전망대에서 제2 전망대로 돌아 내려오기로 한다.

진달래가 계절 모르고 피었다.

제2 전망대에 오르는 길은 다소 힘이 들지만 가치가 있다. 전망대에서 황홀한 풍경을 만났다. 스트레스가 모두 날아가는 것 같다. 도토리가 정말 많았다. 사람들이 많이 오르지 않아서인지 길에 그대로 놓여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다람쥐들도 신이 나서 뛰논다.


다람쥐야~ 도토리 많이 저장하렴.
파노라마 전경

제2 전망대 팔각정에서 펼쳐진 산을 내려다본다. 커피 한잔 마시니 살 것만 같다. 조금 쉬니 다른 가족이 왔다. 점심을 먹으려고 보따리를 펼치는 것을 보고 내려온다.


가을꽃들이 나를 보면서 웃는다. (걷는 것이 힘들어도 부지런히 사진을 찍어둔다. 나중에 그림으로 그려야지~~!)



감 따는 아저씨들


내려오다 보니 아저씨들이 곶감을 만들기 위해 감을 따고 계셨다. 얼른 와서 먹고 가라고 하셔서 맛있게 먹는다. 정말이지 홍시가 너무나 맛있다. 아저씨께서 가지도 꺾어서 주셨다. 내려가는 등산객들에게 모두 오라고 하셨다.

등산객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홍시도 꺾어 주시고 가지도 꺾어주셨다. 내려가는 이들의 손에는 감나무가 대롱대롱 걸음에 박자를 맞추고 있다.


내년 이맘 때는 담아갈 그릇도 가져오시고 나눠 먹을 맛있는 것도 가져오세요~



이제는 힘든 코스의 등산은 할 수 없다. 제1 전망대에서 제2 전망대에 오르는 길은 급경사가 있어 헥헥거렸다. 그러나 충분히 오를 수 있을 정도였다. 마음 같아서는 제1 전망대까지 돌아 내려오고 싶었다. 체력의 한계를 생각해서 내려오기로 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바로 제2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길에 감 따는 아저씨들을 만났으니 말이다.


조금 있으면 산 전체에 알록달록 단풍이 들 것 같다. 단풍이 들 무렵의 우리나라 산과 들은 어디를 가도 아름답다. 외국 여행은 새로워서 즐겁고 우리의 산천은 정겨워서 좋다. 무엇보다 가까이에 산이 있어 마음만 먹으면 주말마다 가벼운 등산을 하니 고마운 자연을 지닌 나라다.



공간 모닝의 감


홍시가 나의 공간에도 열렸다. 아니 가져온 홍시가 매달려 있어서 마치 감이 열린 듯하다.


농막의 감


감은 농막에도 열렸다. 그런데 새가지에서만 감이 열리는데 아래쪽 가지는 오래된 가지라서 잘 안 열리고 위는 새가지들 계속 자라기 때문에 위에만 열린다고 한다. 너무 높아 따 먹기는 불가능하다.


우리가 안덕리 땅을 산지 20년이 되었고 그전에 10년 정도 된 감나무들이니 어마어마하게 자랐다.


아무래도 열린 감들은 관상용이 될 것 같다. 새들에게 먹이를 제공하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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