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보
조각을 모아 가을을 깁는다.
풍년과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상쇠의 괭가리 소리.
상모의 현란한 춤사위. 널리 울리는 징소리. 두둥둥 신나는 장고의 박자.
길거리 음식의 유혹. 베어 물면 아삭하고 상큼 시원한 사과. 군고구마. 불 보며 멍 때리기.
네 손 내 손 모아 잡은 한옥마을 여행자들.
다채로운 빛깔의 가을 산.
몇 백 년을 살아남은 전설의 은행나무.
설레며 재촉하는 발걸음들. 반드시 기어오르고야 마는 담쟁이들. 길바닥에 나동그라진 나뭇잎들.
노란 도시.
햇살 받아 눈부신 억새풀.
억새길 따라 걷는 여행자의 마을.
억새 사이로 들이미는 연인들의 입김.
물 위를 떠도는 나뭇잎들.
가지 끝에 매달려 버둥대는 나뭇잎.
선배들의 꿈을 응원하는 수능 대박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