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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씨Luce Nov 24. 2020

조나스의 사과  'The Giver'

힐링, 아름다운 일탈 1화(독서모임)

2007년 당시 나는 얽매인 직장과 잡다한 일들이 나의 자유를 박탈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일상을 벗어나기를 꿈꾸었고, 책 모임은 나의 일탈을 다독여주었다. 그 모임에서 로이스 로우리의 소설 <The Giver 기억전달자>는 처음으로 진지하게 완독 한 영어 원서 소설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조나스의 특별한 사과를 과거의 리뷰와 연결하여 이야기하기로 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삶에 대한 가치관도 바뀐다. 그 이유는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물을 보는 가치관은 곧 소설을 분석하는 것에도 영향을 미친다. 10년이 넘은 시절의 내가 쓴 글을 이제 와 다시 보니, 뼛속 깊이 변함없는 가치관을 지닌 점이 있기도 한 반면 달라진 부분도 발견한다. 많은 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기회에 책 소개와 더불어 지난 글을 편집하여 보기로 한다. 빨간색 또는 밑줄로 정리한 것이 바뀐 나의 생각이다.


독서클럽     [ 2007/06/08 ]     


<The Giver>를 읽는다. 이 책은 다나(현재 버지니아 거주 미국인) 추천한 책이다. 무척 흥미로운 책으로 총 3권으로 이어지는 데, 미국에서는 청소년을 위한 권장도서란다. 권장도서가 이렇게 심오하다니. 그네들의 과학을 발전시키는 창의력이 아마도 이런 독서습관에서 나올 것이란 느낌이 드는 책이다.     


전체적인 주제가 영화 <아일랜드>와 비슷하다고 한다. (주말엔 아일랜드나 볼까!) 책에 대한 아무런 지식 없이 초반부를 읽었을 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주인공 조나스가 친구와 사과를 던지면서 놀고 있는데, 다른 아이들이 느끼지 못하는 무엇인가를 느낀다. 조나스는 다른 친구들과 자신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인지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무채색의 세상에서 조나스만 사과의 색을 본 것이었다.

무채색의 세상에서 혼자만이 색을 인지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아마 무척 외로울 것 같다.


얼핏 유토피아로 보이는 세계에 관한 이야기다. 모든 것이 통제되는 사회이지만 구성원들은 아무런 불만이 없다. 왜냐면 그들은 아무런 느낌이 없이 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부부의 육체적 관계가 없다. 아기는 배달된다. 아기 낳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아기를 낳는다.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아들 1, 딸 1이 가족 구성원이다.     


청소년기에 갖는 성 정체성은 ‘마음을 뒤흔드는 일이 일어나는 것'stiring이라고 표현하며, 그때부터 아침마다 알약을 복용한다. 성에 대한 환상을 지우는 약이다. 아기일지라도 잘 자랄 능력이 없어 보이면 ‘놓아주기 Release’를 시킨다. 쉽게 말하면 안락사이다.      


우리 한국의 고등학생들처럼 진로 특기 적성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12살이 되면 위원회가 알아서 자기 적성에 맞는 직업을 준다.


그 사회의 모든 기억을 단 한 사람 ‘주는 자, The Giver’만 지니고 있다. 그는 때가 되면 '전달받을 자 The Receiver''에게 자신의 모든 기억을 전달할 의무가 있다.


'주는 자'는 사회 모든 구성원의 희로애락을 느끼게 되어 엄청나게 큰 고통 속에 빠져들게 된다. 사랑, 환희, 기쁨 같은 것과 더불어 외로움, 슬픔, 고통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주인공 조나스는 12살이 되자, ‘기억을 전달받는 자, 곧 ‘받는 자 The Receiver’가 된다. 만약 기억을 전달받게 되면 ‘주는 자’의 기억은 사라진다.      


어느 날 조나스는 아버지가 미숙아에게 주사를 놓아 ‘놓아주기’를 하는 광경을 목격한다. 이미 그 사회의 '받는 자'가 되었기 때문에 그것이 곧 죽음이라는 것을 조나스만 알고 있다.


아버지의 표정에 아무런 고통이 없는 것을 보게 된다. 이후 큰 충격에 빠진다. 어떻게 하면 사회의 구성원이 기억을 모두 되찾을지에 대해 고민한다. 그러다가 방법을 찾는다. 조나스가 자신이 속한 사회를 떠나야 함을 알게 된다.      


이 책은 결코 행복한 결말로 끝맺을 수 없을 것 같다. 아직은 책을 모두 읽지 못했다. 하지만, 천국이 천국일 수 있는 것은 지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독서모임이 일주일에 한 번씩 해서 책의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꾸준히 영어 소설을 읽는 데에 책 모임이 도움이 된다. 독서모임을 좋아하는 첫 번째 이유는 무엇보다도 만남 그 자체가 즐겁기 때문이다. 또한, 일상에 지쳤다가도 책을 읽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요즈음 생각해 보면 일주일에 한 번씩 책모임을 했다는 것이 신기할 지경이다. 한 달에 한 번도 힘들었을 텐데 말이다. 그만큼 그때는 독서모임에 많은 비중을 두었던 것 같다. 독서모임은 나의 힐링타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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