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판 '세상에 이런 일이'

종잣돈은 삼시세끼 맥 앤 치즈부터?

by 캐나다 노마드

세상에 이런 일이!

10여 년 전, 캐나다에 작은 기사가 하나 났다. 흑백 종이 신문 구석 한켠에. 캘거리에 사는 어떤 아저씨가 맥 앤 치즈를 손에 들고 찍은 사진이었다.


그 아저씨가... 그러니까 삼시세끼 맥 앤 치즈만 5년을 먹었다는 기사였다. 지금 듣기만 해도 속이 느글느글한데, 그 이유가 더 가관이다. 아끼고 아껴서 모기지를 (mortgage, 주택 구매 대출) 5년 만에 갚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우. 와.


'세상에 이런 일이'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방영된 적이 있었다. 매일매일 콜라를 마시는 아저씨 이야기. 콜라에 밥을 말아먹어도 건강하기만 했던 그 아저씨 이야기가 생각났다. 물론 이 아저씨는 콜라만 마셔서 모기지를 갚진 않았다.


평생 집이라고 가져본 적 없던 그 시절. '맥 앤 치즈만 삼시 세끼를 먹어야 모기지를 5년 만에 갚는 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Kraft사의 맥엔치즈. 보기만 해도 느끼하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생각이 든다.


그때 그 사람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모기지를 다 갚으면 뭘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이 있었을까?

모기지로 나가던 돈을 매달 차곡차곡 모아서 투자할 종잣돈을 만들었을까?

아니면 모기지에 쓰던 돈만큼 본인이 하고 싶던 걸 조금 더 마음껏 하며 살고 있을까.


캐나다 판 세상의 이런 일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귀차니스트라 할지라도 반드시 해야 할 캐나다 패시브인컴의 (= 자동수익) 기본 중 하나가 이 스토리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바로 돈 모으기.


쥐꼬리라도 올라간 월급, 다 어디 갔을까?

파이어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경제적 독립. 조기 은퇴.


파이어의 가장 기초는 바로 종잣돈이다. 아니. 모든 투자의 기초는 종잣돈이다. 내가 10년 전으로 회귀해서 미래에 될 놈을 지원하려고 해도 돈이 든다.


우리는 때때로 이 당연한 사실을 못 본체 한다.


이것과 비슷하게 월급이 올라가면 생기는 아이러니가 있다. 분명 나는 지난 해 보다 눈곱만큼이라도 버는데, 가계부는 똑같다. 아니 어쩔 때 보면 지출이 늘어나 있다. 저축이 더 불지도 않는다. 이게 단순히 인플레이션 때문일까? 내 돈은 어디서 세고 있을까?


우리는 당연한 사실을 알면서 실천하지 않는다. 투자는 자금이 있어야 하고, 금수저가 아닌 이상 그 자금은 저축, 로또, 절약에서 나온다는 자명한 사실을.


왜 나는 돈을 못 모을까?

"MZ세대가 돈을 못 모으는 이유"라는 타이틀을 가진 글을 본 적이 있는가? 이런 글은 사실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캐나다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새로운 걸 사고 싶어서.

한번 사는 인생이니까.

충동구매 때문에... 등등등.


그런데 저런 이유들에 MZ라고 타이틀을 붙일 필요가 있나 싶다. 그냥 사람마다 씀씀이가 다를 뿐이고, 우리의 가치관과 세상이 조금 바뀌었을 뿐이다.


그리고 귀차니스트가 돈을 모으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의 뇌 때문이다.


네? 뭐라고요? 뇌라고요? 흐흐흐.

귀차니스트인 나에겐 이것 참 편리한 변명이다. 내 탓도 아니고 남 탓도 아니고 환경 탓도 아니다.

그냥 인간이 이렇게 생겨 먹어서다.


사람은 변화를 싫어한다. 뇌는 변화를 겪을 때마다 엄청난 노동 에너지를 쓴다. 그러니 싫어할 수밖에. 그냥 원래대로 살면 편한데, 뭐 하러 굳이 내 생활에 변화를 주어야 할까? 그것도 내가 하고 싶은 것도 못하면서. 싫어하는 일에 대한 보상심리로 쇼핑을 하는 건 참 당연한 수순이다.


캐나다의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다시 원래 얘기로 돌아가서. 남들은 25년에 걸쳐 갚는다는 모기지를 단기간에 다 갚은 그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 아무리 구글을 뒤져봐도 17년 동안 맥 앤 치즈만 먹는다는 다른 아저씨 이야기만 나올 뿐, 그의 뒷 이야기는 찾을 수가 없다.


그 남자가 모기지를 갚은 후로 매년 주머니에 들어갔을 돈을 계산해 봤다. 2023년 8월 기준 한 달에 내는 캐나다 모기지 평균 금액으로 치면 매년 약 $25,000 (한화 2500만 원 정도). 모기지를 다 갚은 그의 주머니로 매년 들어왔을 돈이다.


10년이면 그냥 이자 없는 통장에 쳐 박아 놨어도 원금만 2억 5천이다. 그 돈을 인덱스 펀드에 넣어 두었다면 미국 주식시장이 알아서 연간 8%가 넘는 이익을 가져다줬을 텐데. 그 복리의 마법을 누렸을까? 너무 궁금하다.


삼시 세끼만 맥 앤 치즈를 5년 동안 먹을 만큼 독한 마음을 먹을 수 있다면. 일상에 그만큼의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행동력이 있다면. 그 에너지를 모기지 갚는 대신 종잣돈 모으기에 썼다면 어땠을까?


그런데 그것보다 더 먼저 물어봐야 할 것이 있다. 그 남자는 왜. 모기지를 그렇게 치열하고 느끼하게 갚았을까?


빚이란 마음의 빚?

한국뿐만 아니라 캐나다에서도 '은행 빚'은 몹쓸 놈이라는 인식이 있다. 모기지를 빨리 갚으면 그만큼 은행에 갖다 받쳐야 하는 이자가 줄어든다. 기분이 홀가분 해 지는 건 덤이다.


모기지를 하루라도 빨리 갚는 건 기분이 홀가분한데, 단 10만 원이라도 주식에 투자를 하려고 하니 생기는 이 불안감은 무엇일까?


그 불안감의 정체는 인간의 심리에 있다.


우리 뇌는 같은 금액이라도 이익보다 손실을 크게 느낀다. 손해 보는 것을 훨씬 끔찍하게 싫어한다. 무언가를 얻는 즐거움 보다, 무언가를 잃는 고통이 2배에 달한다. 이것이 바로바로 손실 회피성 (Loss aversion)이다. 그러니 빚을 줄이는 게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 즐거울 수밖에.


그러나 문제는, 캐나다에서 할 수 있는 투자란. 몇몇 시장을 제외하고는 부동산 외 투자와 절세가 핵심. 모기지는 캐나다에서 절세 대상이 아니다.


아. 하나 분명히 할 것은, 모기지를 빨리 갚기 위해서 돈이 생길 때마다 갚아 나가는 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냥 자산을 축적하는 데에는 다른 방법도 있다는 거다.


* 현재 내고 있는 모기지 이율보다 투자 수익이 더 낮을 것을 예상될 때는, 모기지 이자를 먼저 갚는 것이 금전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실제 계산법은 Get Smarter About Money 사이트에 있는 빚 갚기 vs. 투자 계산기나 캐나다 글로벌 & 메일에서 제공하는 계산기를 활용해 보자.


자산 축적 방법 중 하나는 캐나다 비과세 통장에 주식을 사는 것이다. 투자와 절세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마다할 이유가 있는가?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그 주식을 살 돈은 어디선가 나와야 한다. 이 책에서 바로"어디선가"를 배울 수 있다.


그것보다 우선, 공부하고 시작하려는 마음을 먹어야 한다. 생전 처음 보는 용어에 쫄지 말고, 위축되지도 말자.


나는 당신이 나처럼 망치로 머리를 땡 맞아서. 어느 날 정신을 확 차렸으면 좋겠다. 그래야 모든 것을 시작할 수 있다.


각오는 되었는가? 그럼 이제부터 그 "어디선가"에 대해 더 세세하게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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