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monton - Los Angeles - Lima - Cusco (비행기-3시간 30분-9시간 30분-2시간)
Cusco - Ollantaytambo (택시-2시간)
Ollantaytambo - Aguas Calientes (기차-1시간 30분)
Aguas Calientes - Machu Picchu (버스-30분)
국제선 비행기는 밤 꼴딱 새고 타는 비행기, 분지에 위치한 Cusco 랜딩은 곡예비행
쿠스코에서 Ollantaytambo 도로길은 꼬불꼬불 먼지 나는 비포장도로
Ollantaytambo에서 Aguas Calientes는 외국인에게만 비싼 기차
Aguas Calientes에서 마추픽추 가는 버스는 눈을 감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로운 심장 쫄깃 아찔 라이드
마추픽추를 보기 위해 이렇게 힘들게 왔지만, 여행 중 생길 수 있는 변수로 인해 숙제를 완료하지 못할 가능성도 많았다. 마추픽추는 하루 관광객을 이천 명으로 제한하고 있어서 마추픽추 입장권을 늦어도 삼 개월 전에는 예매해야 한다. 날짜와 입장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날 또 그 시간 날씨에 따라 마추픽추를 볼 수도, 아니면 짙은 구름만 볼 수도, 아니면 비만 쫄딱 맞고 올 수도 있는 복-불-복 여행인 게 사실이다. 이뿐 아니라 고산병에 걸려 고생할 수도, 물과 음식이 맞지 않아 화장실 들락거리며 제대로 즐기지 못할 수도, 또 페이스북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많은 사기/사건/사고들이 나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마추픽추를 만나는 일은 나에게 큰 숙제처럼 느껴졌다.
Ollantaytambo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는 Peru Rail 기차를 탔다. 기차표는 이틀 전에 온라인으로 예매를 했다. 1시간 반거리를 가는 느릿느릿 열차 티켓은 USD 70불부터 USD 500불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우리는 저렴하면서도 가급적 이른 시간 열차를 선택해서 Aguas Calientes 역으로 향했다.
쿠스코와 마추픽추를 운행하는 기차는 Peru Rail과 Inca Rail 두 개 회사에서 운영한다. 온라인을 통해 쉽게 예약이 가능하다.
Inca Rail에서 운영하는 비싼 관광 기차에서 전통 춤과 쇼를 보여주는 현지인들이 Peru Rail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사진을 찍으라며 포즈를 취해 주었다.
Aguas Calientes 역에서 내려 다리를 건너는 중 발견한 마추픽추 버스 타는 줄이다. 끝이 보이질 않는다. 우리도 내일 저기 인파 중 한명일 것이다.
우리는 3개월 전에 마추픽추 Circuit3을 통해 Huayna Picchu를 함께 갈 수 있는 티켓을 TripAdvisor를 통해 구매했다. Huayna Picchu 티켓은 하루에 200명 인원으로 제한하고 (9시 12시 100명씩 입장), 마추픽추와 Huayna Picchu를 함께 입장할 수 있는 티겟이어서 빨리 sold-out 되는 입장권이다. 하지만 마추픽추만 보기에는 뷰가 가장 좋다는 Circuit 2 티켓을 혹시 구할 수 있을까 하는 바람을 안고 아침 일찍 Agus Calientes에 들어갔다. 마추픽추는 하루에 관광객을 이천 명만 받지만 이중 1000장의 티켓은 온라인예매로, 또 다른 1000장의 티켓은 하루전날 Agus Calientes 티켓오피스에서 판매한다. 우리가 9시 30 분쯤 티켓 오피스에 도착해 받은 번호표는 720번. 우리 앞에 719명이 이미 번호표를 끊었고 인기 있는 Circuit2를 받기 위해서는 200번 안쪽의 번호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info직원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래서 발급받은 720번 번호표는 과감히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리고 우리가 예약한 티켓을 최대한 활용해서 내일 마추픽추를 즐기자고 맘먹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새벽 3시 반에 와서 티켓 오피스 앞에 줄을 서서 50번 번호표를 받았다는 포스팅을 읽었다. 9시 반에 도착한 우리가 720번 번호표를 받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720번 번호표를 미련 없이 쓰레기통에 버리고 내일 마추픽추에 타고 갈 버스표를 예매했다. 사실 우리는 로키 하이커... 마을에서 마추픽추 정도 (편도 한 시간 반 거리)는 걸어서 올라갈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버스를 타기로 했다. 이유는 마추픽추를 구경하고 Huayna Picchu를 오르기 때문에 에너지를 세이브하는 것이 현명하다 생각했고 그 선택은 매우 옳았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마을에서 마추픽추 가는 버스길은 먼지가 먼지가 장난이 아니다. 그 먼지를 뒤집어쓰며 등산로를 오르내리는 일은 어느 누구에게도 전혀 권하고 싶지 않다. 편도 20 솔 왕복 40 솔, 무조건 돈을 내고 버스탈 것을 권한다. 버스표를 사고 난 후, 버스를 기다리는 관광객들을 구경하며 계단에 앉아 있는데 마추픽추 가이드라며 현지인이 말을 건넨다. 그리고 내일 마추픽추를 갈 때 호주머니에 먹을 거를 몰래 숨겨가라며 알려주었다. 그 가이드의 말대로 호주머니에 몰래 숨겨간 바나나, 귤, 비스킷은 다음날 우리의 소중한 에너지원이 되었다. 당연히 쓰레기는 모두 수거해 왔다.
점심을 먹고 에어비앤비 숙소에 early check-in을 하고 좀 쉬었다.
점심으로 먹은 로모 살라토 그리고 하루 CAD 60불짜리 숙소다. 우리가 로키 하이커인 줄 알았을까? 6층에 위치한 전망 좋은 방이었지만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아침 일찍 기차를 타기 위해 서둘렀던 우리는 에너지가 좀 충전되자 동네 구경에 나섰다. 해피아워 맥주 세일을 한다는 레스토랑 2층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아마 내 50 인생 마셔본 맥주 중 가장 맛있었던 원탑 맥주였다.
그리고 Artisian market에 가서 햇빛을 좀 더 차단해 줄 챙이 넓은 모자를 하나씩 사서 썼다. 내일 마추픽추와 Huayna Picchu 등반 중 뜨거운 태양으로부터 엄청나게 쏟아질 자외선으로부터 우리의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광장에서 길거리 음식을 사서 저녁도 먹고 사람 구경도 하는 중, 아주 조그만 날벌레들이 노출되어 있는 우리의 손과 팔에 달라붙었다. 그러면서 간지럽고 따끔거리기 시작했다. 그게 바로 이곳의 모기였다. 페루에서 처음 만난 모기들, 비록 1-2밀리의 작은 날벌레였지만 아주 골치 아픈 아이들이었다. 다른 곳에서는 모기를 한 마리도 보지 못했지만 동네 한 중간에 계곡이 흐르고 비가 자주 오는 Aguas Calientes는 "모기의 천국"이었다. 바로 호텔로 철수했지만 이때 모기에게 물린 곳의 간지러움이 한 달이 갔다.
다음날 우리는 여행의 하이라이트 마추픽추를 파란 하늘 아래 만나고, 마추픽추 사진에 항상 등장하는 저 봉우리 Huayna Picchu 꼭대기에 올랐다.
마추픽추 사진에 항상 등장하는 저 봉우리가 바로 Huayna Picchu이다. 마추픽추는 늙은 봉우리, Huayna Picchu는 젊은 봉우리라는 뜻이다.
마추픽추 커뮤니티 페이스북에 지난주 올라온 포스팅이다. 정말 내가 아무리 날짜를 고르고 골라 힘들게 가더라도 날씨가 좋지 않으면 마추픽추를 보지도 못하고 내려와야 한다.
인생에 한번 오기도 힘든 마추픽추. 비 오는 날 우산 쓰고 이곳에 오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더 간절했고 어려운 숙제처럼 느껴졌었다.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