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실비아 Jan 17. 2024

영하 60도 그 이후

캐나다 직장인의 소소한 일상

영하 41도란 제목으로 지난 금요일에 스토리를 올렸다. 하지만 그 다음날 에드먼턴은 영하 50도 (체감 영하 60도)로 더 추워졌다. 그 추위 속에 아직 살아있으니 이렇게 또 글을 올린다. 


보통 아주 무더운 여름날에나 받았던 power outage warning. 극강의 추위 속에 앨버타 주정부는 비상문자를 보내왔다. 문자를 받자마자 우리는 추가로 켜놓았던 두 대의 라디에이터를 바로 껐다. 


비상 문자 이후 전기 소모가 즉시 100 megawatt나 감소되었다며 앨버타 주정부는 말 잘 듣는 앨버타 주민들을 칭찬하는 포스팅을 올렸다.   


오늘은 낮최고 기온이 영하 16도 (체감 영하 23도). 

겁*나* 따*숩*다* 

극강 추위를 맛본 나는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지난 며칠 춥다는 핑계로 운동을 거의 스킵했다. 온도 급상승 따수운 날에 아침 업무를 마무리하고 짐백팩을 메고 대학교 내 실내 체육관으로 향했다. 점심시간에 자주 이용했던 짐으로 가지 않고, 오늘은 실내 체육관 트랙에서 달리기를 해보기로 했다. 올해 10킬로 마라톤 완주를 위해 조금씩 나 스스로를 준비해 나가려 한다. 걷고 뛰고 비록 30분이 채 안 되는 시간이지만 나의 정신과 몸을 refresh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그리고 이런 겨울에 실내에서, 또 바닥에 트랙 셋이 된 체육관에서 뛸 수 있는 직장을 가졌다는 건 너무 감사한 일이다. 


새해에 가장 바쁜 곳들 중 하나인 Gym, 비어 있는 락커를 찾기 힘들 정도로 학생들로 붐빈다. 다시 업무복으로 갈아입고 있는데 귀여운 여학생 두 명이 빈 락커를 찾는다. 얼른 내 짐을 빼내며 쓰라고 자리를 내어주니 웃으며 고맙다고 인사한다. 


뛰어보자. 그리고 감사하자.  


바닥도 푹신해 뛰고 걷기에 너무 좋다. 


작가의 이전글 울고 싶어라 | Vision Quest Scrambl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