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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캔캠 Nov 28. 2019

유방암 일지 #027

병원에서 하라는 건 하자!

병원에서 하라는 건 그냥 하자.


항암치료를 시작하면 병원에서 어떤 약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교육을 해줍니다. 이게 상당히 복잡해서 공부가 필요합니다. 젊은 사람들이야 이해가 빨라서 금방 숙지하지만,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꽤나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그리고 뭐랄까 항상 본인이 의사라는 생각이 있는 분들이 계신데, 빨리 그런 의식을 버리시기 바랍니다.

 저희 어머니는 본인이 사실 의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 하나입니다. 민간요법을 많이 의존하시는 편이고, 의사의 말을 잘 안 듣는 환자이지요.

 왜 이런 말을 갑자기 하냐면, 항암주사를 맞고 나면 다음날 꼭 병원에서 주는 약을 챙겨 먹어야 하는데, 안 먹고 버티셔서 하는 말입니다. 항암주사를 맞으면 구토 증세와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김으로, 주사 맞은 다음날에는 필히 병원에서 주는 약을 챙겨 드셔야 고통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거든요.

 제주도로 집 알아보러 들어와 있는데, 문득 전화가 와서는 약을 안 먹었는데도 하나도 안 힘들다며 괜찮다고 자랑을 하셔서 한참을 잔소리를 했었답니다. 약을 많이 안 먹으면 물론 몸에 좋겠지만, 지금은 일반 감기가 아니라 항암치료이기 때문에 굳이 약을 안 먹고 버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에요. 그리고 이야기해보니 힘든 데 버틸만했다. 굳이 왜!? 버티냐 이거죠. 약 먹으면 덜 힘든데! 

 게다가 2차 항암의 경우 호중구 수치가 낮아서 정량을 투약받지도 못한 상태라 컨디션이 좋은 상태도 아닌데 말입니다. 약을 먹고 구토 등의 부작용을 느끼지 못하게 하고, 음식물을 많이 섭취해서 에너지를 보충해야 합니다. 암 환자에게 영양섭취는 일반인들이 음식물을 섭취하는 느낌이 아니라, 정말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는 몸에 에너지를 어떻게든 보충해줘 하는 절박한 일임에도 그저 약 많이 먹으면 안 좋아라는 생각으로 안 먹다니.. 어휴..

 우리 항암치료를 하면서 이것만은 꼭 잊지 말아요. 암 환자에게 영양분 섭취는 생존이 달린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억지로 먹을 수는 없지만, 

어떻게든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제때 섭취해야 합니다.


 옆에서 지켜보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마치 입덧하듯 먹을 것을 못 먹을 정도로 힘들어하시는 시기입니다. 특히 항암주사 맞고 10일 차 정도 떼에는 가장 힘들 때라 살도 빠지고 몸에 기운도 없으신 게 그대로 눈에 보입니다. 


다행인 건 어머니가 어떻게든 잘 챙겨 드시려고 하셔서 뱃살은 점점 나오고 있는 거죠. [당사자는 뱃살 나온다며 좌절모드입니다.] 매번 소고기만 드실 수 없기에 다른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고민 중입니다. 



우리 함께 힘내요.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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