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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운아빠 May 16. 2021

고요한 5월의 일요일 오후

내 삶의 주인은 나

밖에는 비가 쉼 없이 내리고, 눈 앞에는 불꺼진 매장의 을씨년스러움이 가득하다.

5월의 날씨 치고는 약간의 쌀쌀함이, 챙기지 못한  잠바에 대한 후회을 들게 하고,, 귀에는 여러대의 냉장고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어쩌면 조금은 외로운 느낌이지만,  앞에 내가 좋아하는 배우 공유와, 가수 아이유가 있기에 그런 느낌은 들지 않는다. 비록 포스터지만.

가끔은 이런 고요함이 좋다. 오롯이 나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고, 내가 하고 싶은 글쓰기와 독서를 할 수 있는 시간이니까.


가방에서 나의 유일한 사치품이자 애장품 아이패드미니를 꺼내 테이블위에 올려놓는다. 오늘은 쓰는 날이다.

로지텍사의 블루투스 키보드를 아이패드미니와 연결하고 브런치의 글쓰기 버튼을 터치한다.

쓰기 실력은 보잘것 없지만, 그래도  때의  희열감이  좋다. 희열감이 있다. 유희열. 

소설을 쓰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무엇을 써야할지 막막함을 느끼며, 그냥 아무 단어, 문장을  내려간다.

누군가가 읽어주기보다는,  자신의 힐링이 글쓰기의 더 큰 이유라 할 수 있다. 혹시 누군가 읽어준다면, 그건 와이프와 우리 아들이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어딘가에 자리잡고 있어서인지, 내면에 있는 조금은 어둡고, 조금은 선정적인 주제의 글은   있으면 쓰지 않으려 한다.  


다들 쉬는 일요일임에도 매장에 나와 있는 나를 돌아보면, 가끔은  직업을 택한 결정에 후회할 때도 있지만,

누군가의 회중시계  수많은 부품  작은 톱니바퀴로 사는 삶보다는,
비록 배고플 때 울리는 배꼽시계일지라도 내가  능력으로 사는 삶을  좋아한다.


지금 막 경쾌하고 밝은, 하루에도 100번도 더 듣고 싶은 소리.

하도 생각을 해서인지 꿈에서도 들리는 반가운 소리.

“띵동~ 배달의 ㅇㅇ 주문!” 소리가 들린다.


다시 치열하고 싶은 일터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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