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쾌한 컨트리 음악이 귓가에 들려온다. “~~ 띵띠디리리링~ 띵이리리링~~”
매일 듣는 음악이지만, 이 음악의 처음이 어떻게 시작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중간 어느 부분부터, 갑자기 머릿속에 들리는 이 경쾌한 컨트리 음악은 내 하루의 시작을 알려주는 알람 소리이다.
늘 그렇듯, 눈을 뜨지 않은 상태에서 내 손은 정확하게 알람 소리가 울리는 내 폰을 잡고 경쾌한 컨트리 알람을 정지시킨다. 방 안은 순간 아주 고요해지고, 새근새근 아들의 잠자는 숨소리만 가득해진다.
옛 말에 화장실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는 말이 있다.
어쩜 나도 이 출처 불분명한 옛 말과 정확히 일치되는 인간인 듯하다.
분명 저녁에 잠들기 전에는, 머릿속으로
‘인간은 6시간만 자면 충분하지 내일은 무조건 새벽에 일어나서 책도 읽고 운동도 해야지~!’
라고 굳은 결심을 하는데, 막상 새벽에 알람 소리에 잠이 깨면,
‘아 피곤해 한 시간만 더 자야겠다. 한 시간만 딱 더 자고 출근하기 전까지 나만의 시간을 갖자’
이렇게 합리화를 시킨다.
어떻게 몇 시간 만에 이렇게 사람이 180도 변할 수 있는지. 웃긴 일이다.
보통 대개는 자랑스런 내 부지런한 자아가, 게으른 자아를 이긴다. 한 번에 눈을 뜨고 언제나 그렇듯 습관처럼 화장실로 가서 밤새 쌓여 터지기 일보 직전인 몸 안에 수분을 배출한다.
가끔은 게으른 자아가 이길 때도 있는데 전날 음주를 했거나 취침시간이 매우 늦었을 경우로 10번 중 2~3번정도 되는 것 같다.
몸은 깨어났지만 아직 정신은 다 깨어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에는 아직 잠자는 정신을 빨리 깨기 위해 냉수를 들이킨다. 차가운 물이 식도를 차고 가슴으로 내려가는 느낌이 의외로 좋다.
책상에 앉는다. 두 개의 책상을 길게 이어놓은 내 방의 책상은 내가 주인이 아니다.
사놓고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이 주인이다. 인문서적부터, 소설, 자기계발서, 에세이 등등 여러 분야의 책이 공존하고 있다. 이 책들은 자신이 어서 읽히길 바라며, 길게 놓인 책상에 어지러이 쌓여있다.
나는 독서를 좋아한다. 독서를 좋아하는 만큼 책을 구입하는 것도 좋아한다.
둘을 굳이 비교해보면 독서의 마음보다 책을 구입하는 마음이 더 큰 거 같다. 책상에 책들이 점점 높아져 가는 걸 보면.
높디높은 이 수많은 책들을 언제 다 읽고 책장으로 옮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죽기 전에는 다 읽겠노라 매일 아침 다짐을 한다.
책 읽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속독 정독 통독 낭독 강독 등 이런 게 다 있었나 싶게 읽는 방법이 다양하다.
나는 완전한 정독파다. 책을 빨리 읽는 재능이 없다. 천천히 한 글자, 한 단어 머릿속으로 되뇌이면서 읽는다. 중간에 중요하거나 재미있는 부분이 있으면 체크해 놓았다가. 독서노트에 옮겨 적어 머리에 남긴다.
가끔은 옮겨놓은 글귀를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하여 주석을 달거나 혹은 나만의 방법으로 문장을 재 창조해 써보기도 한다.
이 작은 습관들이 모이다 보면 언젠가는 필력도 높아지고, 내 인생의 최종 목표인 작가, 글로 먹고사는 사람이 될 수 있겠지 라고 근거 없는 생각을 한다.
별거 아닌 나의 하루의 시작은 보통은 이렇게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