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상식의 선에서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너무 극단적으로 치우진 한쪽의 생각보다는, 상황을 한 발짝 뒤에서 관조적으로 바라보도록.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데에는 몇 년 전 작은 경험이 계기가 되었다.
30대 초반 때까지만 해도 뉴스는 거의 스포츠뉴스만 보고 살았다. 학창 시절이야 말해서 무엇할까. 그때는 뉴스는 보는 게 아니었다.
아마 지금의 내 또래는 대부분 나와 비슷할 거라 생각한다. 그러다 2014년의 안타까웠던 어느 사고를 간접적으로나마 보게 된 후로, 관심을 갖고 보는 뉴스 분야가 정치, 사회로 바뀌었다. 이렇게나마 바뀌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TV를 잘 보지 않기에 주로 뉴스를 접하는 방법은 스마트폰이었다. 스마트폰으로 우리나라의 거대 플랫폼 메인 화면의 뉴스 기사를 주로 보았다. 이 방법은 따로 뉴스를 챙겨보지 않아도 되기에 편했다. 킬링타임용으로 제목 정도만 보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사람들이 많이 본 기사라는 이름으로 순위를 매겨주니, 그 순위에 있는 기사만 읽으면 세상 돌아가는 일이 훤히 보이는 듯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은 어리석은 일이었지만.
도서관에 가면 신문 섹션이 있다. 매일매일의 최신 신문이 언론사별로 업데이트되어 게시된다. 보통은 그냥 지나치는 섹션이지만, 우연히 신문을 몇 부 집어서 보았다.
제목들을 훑어보며 관심 가는 기사를 찾아보고 있는데 뭔가 이상했다. 신문사마다 같은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이 180도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은 기사 하나를 보면 그 기사의 내용이 맞는 말이겠거니 하고 믿는 경향이 있었는데, 플랫폼 메인화면의 뉴스 기사 내용을 아무런 의심 없이 보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작은 자동차 접촉사고만 봐도 운전자마다 그 사고를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생각하고 다투는 경우가 일상다반사인데. 그러면 기자들도 똑같겠구나. 자신의 승진 혹은 영리를 위해 유리한 방향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기사를 작성하겠구나.
패키지여행처럼 플랫폼사가 보여주고 싶은 정해진 기사를 보고 그들이 원하는 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자유여행처럼 내 의지로 조금은 귀찮을지언정 스스로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세상을 바라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한쪽 눈이 아닌, 두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