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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운아빠 May 09. 2021

오직 두 사람(김영하 소설)을 읽고

“슈트”를 읽은 후 나의 생각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김영하 작가의 오직 두 사람이라는 책에 있는 짧은 단편소설이다.

오랜 시간 독서를 하는데 매우 취약한 내가 한 호흡에 읽을 수 있는 단편소설이었다. 분량이 적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그만큼 술술 잘 읽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간단히 줄거리를 이야기해보면,

출판업에 종사하고 있는 내성적인 성격의 주인공 지훈이 있다.

어느 날 미국의 탐정(?)에게서 메일을 받는데, 내용인즉슨, 어릴 적 지훈과 어머니를 두고 떠난 지훈의 친아버지가 미국에서 돌아가셨고, 그의 유언에 따라 한국에 있는 지훈에게 연락을 하여 자신의 유골을 한국에 뿌려달라는 것이었다.

주인공은 그렇게 미국으로 가게 되고, 유골을 받으러 간 아버지 동거인의 집에서 자신과 같은 상황으로 온 또 다른 한국인을 만나게 된다. 누가 친아들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결국 아버지의 남겨진 고급 슈트를 입고 아버지의 유골을 가져오게 된다.


김영하 작가의 소설은 일반적인 소설의 플롯? 전개와는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그 이전에 본 ‘옥수수와 나’에서도 그랬다. 내가 아는 소설의 보편적인 플롯은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순으로 글이 진행이 되야 읽기도 쉽고 재미도 있다는 것인데, 김영하 작가의 소설은 어딘가 한두 가지씩 빠진 느낌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이 너무 잘 읽히고 재미가 있다.  읽다 보면 소설 속에 푹 빠져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면 꽤 많은 시간이 지나있음을 깨닫게 된다.


소설을 읽다가 몇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왜 주인공인 지훈은 얼굴도 모르고 한 번도 본 적 없는 , 자신이 태어나자마자 자신과 어머니를 떠난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듣고 미국까지 가게 된 걸까.

어쩌면 어떤 유산을 기대하고 갔을 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면 자신의 혈육에 대한 끌림, 책임감 뭐 이런 종류의 감정이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의 후반부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산이 전혀 없다는 것이 밝혀지는데, 만약 전자의 이유로 간 것이라면, 주인공의 기분이 어땟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두번째 궁금증은 주인공은 어디서 밤을 지새우고 온 것일까.

소설 속에서 미국에 사는 지훈의 선배 부인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고 넘어갔는데, 이건 작가가 독자에게 남겨둔 어떤 여백인건지 아니면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건지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제목이 슈트인데 주인공이 자신의 낡고, 오래된 싸구려 기성복 슈트를 벗고 타국에서 돌아가신 자유분방하고 여성에게 매력이 넘치는 아버지의 오래되었지만 고급스러운 슈트를 입고 온 것에는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궁금한 점은 넘치는데,  인터넷을 뒤져 다른사람의 후기를 보고 궁금증을 해소하기는 내키지 않는다.

스스로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고 싶기 때문이다.

설사 그것이 잘못된 해석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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