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기온이 뚝 떨어졌다.
러닝 초반 웜업이 되기 전까지는 조금 쌀쌀한 감이 있지만 결국 몸에 열이 오르니 시원하고 상쾌했다.
지난달 초 처음 러닝을 시작할 때만 해도 '영하의 날씨에 추운데 어떻게 밖에서 달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신발을 신고 밖에 나가 달려보니 춥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어제 저녁을 먹은 후 와이프가 잠시 마트에 다녀왔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두 시간 동안 두 아들을 혼자서 케어해 보았는데, '그동안 와이프가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이 몇 번이나 들었다.
첫째 8살 정운이는 블록, 게임을 같이 하자며 계속 졸라댔고, 둘째 2살 정준이는 안고 있을 괜찮았지만 잠시 바닥에 내려놓으면 동해 번쩍 서해 번쩍 홍길동이 따로 없었다. 둘째에게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상황에서 첫째는 자꾸 보채고, 멘탈이 짧은 순간 나가버리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와이프의 대단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하루 종일 둘째를 보면서 첫째의 등 하원, 식사, 씻기기까지 모두 케어한다는 게 얼마나 힘들고 지쳤었을까. 매번 말로만 도와준다고 했던 나 자신에게 창피했다.
더! 더! 더! 잘해줘야지.
잠을 자기 위해 첫째 정운이와 침대에 누웠다. 정운이는 동화책을 읽어달라고 했다. 장화 신은 고양이를 읽어주었는데, 첫 페이지를 읽고 두 번째 페이지를 읽으려 하니 그새 옆에서 새근새근 숨소리가 들렸다.
피곤한데 그냥 잠들기는 싫었나 보다. 정운이가 잠이 든 걸 확인하고 한번 꼬옥 껴안아 주고, 그다음의 기억이 머리에 없는 걸 보니 나도 바로 잠이 들었나 보다.
이 짧은 일기를 쓰며 사소하지만 함께 서로를 바라보고 의지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행복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