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러닝 일기

러닝 일기(22.2.17) 47일 차

by 정운아빠
빠르지 않아도 괜찮아

새벽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로 가장 추운 날이었다. 영하 10도.

평소 아무도 없는 길을 달릴 때는 마스크를 잠시 내리는데 오늘은 얼마나 추운지 거짓말 조금 보태서 1분 만에 코와 입 주위가 마비가 되는 느낌이었다.


조금 무리를 해서 달리면 러닝을 처음 시작할 때 목표했던 속도를 낼 수 있을 정도로 폐활량이나 하체의 근력이 좋아졌다. 그러면서 자주자주 러닝 중에 워치로 속도와 페이스를 체크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이게 맞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고,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계속 이렇게 기록에 집착하게 된다면, 몸에 무리가 가서 앞으로 평생 달리며 살고 싶은 라이프스타일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고, 더 중요한 점은 굳이 기록에 연연하는 삶을 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만약 마라톤 선수가 목표였다면 당연히 기록을 중요시했겠지만, 지금 내가 러닝을 하는 목표는 지금보다 건강한 육체와 정신으로 오래 행복하게 살고 싶은 것이다. 그러니 굳이 기록에 연연하며 빠르게 달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어제저녁에 치맥을 마시며 올림픽 쇼트트랙 경기를 봤다. 5000m 남자 계주 결승, 1500m 여자 결승 경기를 오랜만에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자랑스러움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끼면서 봤다.

최민정 선수가 메달을 따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감정이 동해서 나 역시 눈시울이 잠시 붉어졌다.

저 선수들은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을까? 아니 노력이라는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의 절실함으로 매일매일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을까?

그러면서 나는 스스로 나를 위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하며 살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절실함에 노력했던 적은 사실 거의 없었다.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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