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 와이브로, 세계를 향한 첫 비상

31부. 이동통신 국산화, 와이브로

by 김문기

2005년 8월 29일, 삼성전자는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 4G 포럼 2005’에서 와이브로 공개 시연에 나섰다.1)


단순한 데모가 아니었다. 차 안에서 끊김 없이 연결되는 스트리밍, 실시간 인터넷 접속, 그리고 세계 최초로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단말기까지 등장했다. 삼성전자가 준비해 선보인 PDA 형태 와이브로 단말기는 10월 15일 글로벌 무대에 첫선을 보이며 외신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같은 해 11월 16일, 이번엔 KT의 차례였다. 2005년 APEC 정상회의가 열리던 부산 벡스코에서, KT는 전 세계 정상과 관계자들 앞에서 와이브로를 시연했다.2) 이동 중에도 고속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모바일 인터넷’이라는 메시지는 강렬했다. 국내 기술로 만든 와이브로가 글로벌 표준으로 채택되기 직전, 국가 이미지와 기술력을 동시에 알리는 상징적 무대였다.


그리고 한 달 후인 12월 13일, 기다리던 소식이 전해졌다.3) IEEE가 와이브로 기술을 802.16e로 공식 승인하면서, 한국이 개발한 무선 광대역 기술이 세계 표준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CDMA에 이어 다시 한번, 한국형 기술이 세계 무대를 향해 길을 열었다.


와이브로는 빠르게 다음 단계로 진입했다. 2006년 4월 3일, KT는 서울 우면동 R&D센터에서 350여 명을 초청해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4) 남중수 KT 사장, 이기태 삼성전자 사장, 유영환 정보통신부 차관 등 정재계 인사가 총출동한 행사였다. 5월 29일에는 SK텔레콤이 시범 서비스에 돌입했다. 다만 체험단 규모는 KT에 비해 작았고, 사내 임직원 중심의 제한적 서비스로 구성됐다.

다운로드 (5).jpeg KT 와이브로를 통해 노트북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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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문지에서만 10년 넘게 근무하며 전세계를 누볐습니다. 이전에 정리했던 이동통신 연대기를 재수정 중입니다. 가끔 다른 내용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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