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부. LGT 사업포기 위기와 극복
2003년 6월 4일, 정보통신부는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IMT-2000 사업 추진 계획을 재조정했다.1)
이미 기술검증이 늦어지고 있던 WCDMA 사업자들에게는 숨통을 틔워줬고, 동기식 방식으로 사업권을 확보한 LG텔레콤에게는 1.8GHz 주파수에서 CDMA2000 1x EV-DV를 먼저 상용화하고, 2GHz 주파수에서는 2006년 6월까지 서비스를 확대하라는 조건을 부여했다. 기존 사업자에게는 유예였고, LG텔레콤에게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부여한 셈이었다.
하지만 기술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다. CDMA2000 1x EV-DV 방식은 퀄컴의 로드맵에서 점차 배제됐고, 결국 2004년 7월 퀄컴은 공식적으로 EV-DV 칩 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기대를 모았던 MSM6700 시리즈는 사실상 증발했다.
LG텔레콤은 급히 차선책을 찾았다. 당시 유일하게 EV-DV 칩 개발을 이어가던 비아텔레콤과 협력했으나,2) 시스템 안정성 확보에 실패했다. 이 무렵 EV-DV에 의미 있게 접근하고 있던 통신사업자는 전 세계에서 LG텔레콤뿐이었다. 사실상 LG텔레콤은 단말도, 칩도, 시장도 없이 홀로 기술을 밀고 있었던 것이다.
기술적 대안은 존재했다. CDMA2000 1x EV-DO의 상위 버전인 리비전.A가 상용화 수순을 밟고 있었고, SK텔레콤과 KTF는 이를 통해 2G의 고속 데이터 전송 한계를 넘어서고자 했다.
LG텔레콤도 이 흐름에 동참하고자 했으나 문제는 ‘사업변경’이었다. IMT-2000 사업자에게는 허가 조건상 단 한 번의 변경만 가능했고, LG텔레콤은 이미 그 권한을 행사한 상태였다. 행정적 예외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었다.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었다. 게다가 EV-DO 리비전.A는 IMT-2000의 원래 기술방식인 동기식과는 거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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