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부. 아이폰 쇼크
콘텐츠 유통 활성화를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난립하던 플랫폼 표준의 통합이었다. 데이터 속도의 급상승과 함께 MMS, VOD, 모바일게임 등 콘텐츠 수요가 폭증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보다 효율적인 플랫폼을 요구했다. 특히 무선인터넷 플랫폼의 통일성은 산업 전반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였다.
당시 이통 3사는 각기 다른 무선인터넷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었다. 개발자는 같은 앱을 3번 만들고, 로열티는 퀄컴 BREW, 썬마이크로시스템즈 J2ME 등 외산 플랫폼에 꼬박꼬박 지불해야 했다. 통상마찰의 가능성도 상존했다.
결국 정부가 나섰다. 2001년부터 국책 사업으로 추진된 단일 무선 플랫폼 표준 개발은 2005년 4월 1일, ‘위피(WIPI, Wireless Internet Platform for Interoperability)’라는 이름으로 결실을 맺는다.1) 정보통신부는 위피를 모든 휴대폰에 탑재 의무화했다. 위피가 없으면 단말기를 국내에서 판매할 수 없는 강력한 조치였다.
출범 초기, 위피는 확실한 역할을 수행했다. 국내 단말 시장을 외산폰으로부터 방어했고,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제조사는 시장점유율 80%에 육박하는 전성기를 구가했다. 플랫폼 통합으로 개발자의 진입 장벽도 낮아졌고, 콘텐츠 유통도 간결해졌다. 이통사 가입자라면 누구나 같은 앱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었으며, 개발자는 단일 플랫폼만 대응하면 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위피는 산업 전반을 움켜쥐는 도구로 전락해갔다. 플랫폼의 단일화는 곧 통제의 집중을 의미했다. 콘텐츠는 이통사에서 유통했고, 결제 방식도 이통사 방식으로 통일됐다. 포털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폐쇄적인 유통망이었다. 통신사가 선택하지 않은 콘텐츠는 시장에 나올 수 없었고, 이는 사전 검열적 구조로 변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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